문동주는 패스트볼 구속 조절중···‘160㎞’는 첫 등판서 예고됐다
한화 우완 문동주(20)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국내 투수로는 KBO리그 역대 최고 구속을 찍었다. 1회 1사 후 박찬호 타석, 볼카운트 0-2에서 던진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160.1㎞로 기록됐다.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측정된 수치로 현재 KBO리그 10개구단 투수들의 구속을 확인하는 것으로는 가장 보편적 기준치로 판단할 수 있다.
사실, 문동주는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르며 구속 160㎞ 돌파가 시간문제인 것을 예고했다.
그날 피칭 내용을 분석한 한화 구단의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문동주는 투구수 70개를 기록하는 동안 패스트볼 31개를 던지며 최고 구속으로는 159㎞를 찍었다.
그런데 문동주는 볼카운트별, 상황별 패스트볼 구속에 조금씩 변화를 줬다. 전체 패스트볼 구속으로는 151~159㎞를 기록했는데, 결정구를 던질 때 조금 더 구속에 힘을 기울이는 패턴을 보였다. 타격의 결과가 나오는 최종구(결정구)를 던질 때 153~159㎞를 기록하며 최고 구속 구간을 남겼다. 그다음으로는 초구에 힘을 쓰며 153~157㎞의 패스트볼 구속 변화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강약 조절이 가능하다는 메시지. 여기에 구속으로 승부를 내야 할 순간이라면 최대치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문동주는 부상 없이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정상적으로 맞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입단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에서 옆구리 부상을 입어 1군 합류가 늦었던 데다 일종의 관리 모드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착실하게 시즌을 시작한 올해는 여름에 가까워지면서 조금 더 구속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대개 투수들은 몸이 덥혀지는 5, 6월께 가장 빠른공을 던진다. 문동주가 나오는 날이면 160㎞ 넘는 ‘광속구’를 보는 일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
사실, 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구속 조절이 필요한 것은 문동주가 마무리가 아닌 투구수 100개를 계산하며 던져야 하는 선발투수이기 때문이다. 한두 타자와 승부에 올인하는 게임을 해서는 안된다. KBO리그 투수로 19년을 뛴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문동주는 투수로서 여러 장점이 있지만, 선발투수라는 옷에도 잘 맞는 성품을 갖고 있다. 앞으로 차분히 페이스 조절도 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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