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untain] Alliance eclipsed by the art of wiretapping (KOR)

2023. 4.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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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방자한 새끼들, 대한민국을 얼마나 졸로 봤으면 대통령 책상에다 도청장치를 달아!"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통'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은 청와대 집무실 전화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청와대를 도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이었다.

미국 정부가 청와대에서 오가는 밀담을 도청해 듣고 있다는 의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미국 정보기관들도 도청 사실을 딱히 부인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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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mantic rhetoric of alliance is being dwarfed in the face of the cold reality of national interest.

YOON SUNG-MINThe author is a political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Arrogant creeps, they must have looked down on the Republic of Korea so much that they dare to put a wiretap on the president’s desk!” Actor Lee Sung-min, who plays the role of former president Park Chung Hee in the movie “The Man Standing Next” (2020), throws the phone on the Blue House desk. It was revealed that the U.S. Central Intelligence Agency bugged the Blue House.

It was a scene at the beginning of the movie that served as an opportunity for the head of the KCIA (Lee Byung-hun) to be pushed back by the chief of presidential security (Lee Hee-joon) in the struggle for second in power.

This scene refers to the mid-to-late 1970s. It was the time when Korea and the U.S. had engaged in a war of nerves over the U.S. mentioning the withdrawal of U.S. troops from Korea and Korea’s push for nuclear development. In October 1976, the Washington Post reported that the Korean government lobbied the U.S. Congress through Park Tong-sun with cash.

How did this information leak? The answer can be found in the documents the U.S. government submitted to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Subcommittee on International Relations after the report. The documents contained the contents from a closed-door Blue House meeting, where it was decided that lobbying efforts in the U.S. would be streamlined to Park.

The allegation that the U.S. government was eavesdropping on confidential meetings in the Blue House became a fait accompli. Since then, former President Park Chung Hee made important conversations in the courtyard in front of the Blue House.

Wiretapping was the basic source of information for the U.S. government to survey global trends and draw up international strategies. In the early and mid-1970s, the U.S. eavesdropped as far as Micronesia near the Philippines. As the Micronesia archipelagos were under U.S. trusteeship, the U.S. wiretapped the secret conversations among local politicians to find out whether they had the intention to become independent.

Along with Korea and Japan, Micronesia was a defense base in the Pacific to prevent the spread of communism. The New York Times criticized the wiretapping in Micronesia in a 1976 editorial as a vicious practice beyond law and government control.

But the vice continued for a long time. In 2013, Edward Snowden, a former CIA agent, revealed that the U.S. National Security Agency wiretapped the leaders of 35 countries, including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Once again, U.S. wiretapping is controversial. A secret U.S. document leaked on social media includes a part where the U.S. had eavesdropped on conversations of members of the National Security Office in Korea. American intelligence agencies do not deny the allegation.

The mechanism of international politics in which the boundaries between allies and enemies are blurred in the face of national interests has been confirmed. No matter how many times you ruminate over the “Korea-U.S. alliance,” nothing changes. The romantic rhetoric of alliance is being dwarfed in the face of the cold reality of national interest.

국익 앞의 동맹윤성민 정치에디터

“오만방자한 새끼들, 대한민국을 얼마나 졸로 봤으면 대통령 책상에다 도청장치를 달아!”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통’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은 청와대 집무실 전화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청와대를 도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이었다. 영화 초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권력 2인자 싸움에서 경호실장(이희준)에 밀리는 계기로 작용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 장면이 지칭하는 때는 1970년대 중후반이다.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 언급, 한국의 핵개발 추진을 두고 한·미가 신경전을 벌일 때다. 1976년 10월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정부가 박동선 씨를 앞세워 미국 의회에 현금을 뿌리며 로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정보가 어떻게 새나왔을까. 보도 이후 미국 정부가 하원 국제관계소위원회에 제출한 문서를 보면 답이 나온다. 문서엔 ‘대미 로비 활동은 박씨로 일원화한다’고 결정한 청와대 비공개 회의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미국 정부가 청와대에서 오가는 밀담을 도청해 듣고 있다는 의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요한 얘기는 청와대 앞 뜰에서 했다고 한다.

도청은 미국에게 세계 동향을 살피고 국제 전략을 짜는 기초 자료였다. 1970년대 초중반 미국은 필리핀 동쪽 군도(群島) 미크로네시아까지 도청했다. 미크로네시아는 미국 신탁통치를 받고 있었는데, 독립하려는 뜻이 있는 건 아닌지 미국은 정치요인들의 비밀 얘기를 엿들었다. 미크로네시아는 한국, 일본과 함께 미국에겐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 서단 방어기지였기 때문이다. 미크로네시아 도청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1976년 사설로 “법과 정부 통제를 초월하는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악습은 오래 끊기지 않았다. 전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35개국 정상을 도청했다고 2013년 폭로했다.

또 미국의 도청이 논란이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에서 한국 국가안보실 회의를 그대로 엿들은 듯한 대목이 발견돼서다. 미국 정보기관들도 도청 사실을 딱히 부인하지 않고 있다. 자국 이익 앞에서 아군과 적군의 경계가 흐려지는 국제 정치의 생리가 새삼 확인됐다. ‘한·미 동맹’을 여러번 곱씹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국익이라는 냉정한 현실 앞에서 동맹이라는 낭만적 수사(修辭)는 왜소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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