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독일 2부리그 감독, 부임 10연승…비결은 노골적이면서도 치밀한 측면 공략
감독 부임 후 10연승. 강등권에서 승격권으로 급부상. 서른 살에 불과한 젊은 지략가 파비안 휘르젤러 감독(독일)이 독일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동화 같은 기적을 쓰고 있다.
휘르젤러는 지난해 12월 분데스리가 2부리그 장 파울리 사령탑에 선임된 뒤 최근까지 10연승을 이끌었다. 장 파울리는 13승8무6패(승점 47)로 4위로 도약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위르겐 클롭을 능가하고 장 파울리를 되살리는 전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기사에서 “휘르젤러가 장 파울리 운명을 바꿨고 팬들을 다시 꿈꾸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휘르젤러는 일찌감치 지도자 길로 들어섰다. 선수 경험은 2011년부터 6년간 독일 2부리그 110경기(10골)를 뛴 게 전부다. 휘르젤러는 2016년부터 지역팀을 지도했고 2018년에는 18세 이하·20세 이하 독일대표팀 보조코치로 활동했다. 2020년 장 파울리 코치로 부임한 그는 지난해 12월 감독이 됐다. 29세 감독 부임은 분데스리가 2부 사상 두 번째로 어리다.
휘르젤러는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한 뒤 플레이 스타일을 바꿨다. 노골적이라고 할 만큼 측면만 노렸다. 윙백(또는 풀백), 윙포워드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까지 측면을 집중적으로 돌파했다. 축구분석업체 옵타 이용훈 에디터는 “스트라이커는 플레이메이커처럼 파이널 패스를 뿌리고 윙포워드는 투톱처럼 뛰며 윙백은 윙포워드처럼 파고들어 슛을 때린다”며 “중앙 미드필더까지 측면에서 뛰는 게 무척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수비 시에는 공격수 3명, 미드필더 2명이 중앙에서 오각형 형태를 구축한다. 중앙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공이 어쩔 수 없이 측면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상대가 공을 측면에서 소유하면, 수비하기 훨씬 수월하다. ‘토탈풋볼어낼러시스’는 “여러 포메이션이 섞인 하이브리드 포메이션”이라며 “포메이션이 어떻게 변하든지 선수들은 동일한 스타일로 플레이한다”고 분석했다.
장 파울리는 10연승을 질주하는 동안 18골을 넣었고 실점은 3골로 줄였다. 16골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나왔고 12골에 어시스트가 붙었다. 코너킥, 프리킥, 스로인에 이은 득점은 5골뿐이다. 크로스에 이은 헤더골도 3개밖에 안 된다. 이용훈 에디터는 “한 쌍처럼 가까이 붙어 뛰는 윙백, 윙포워드, 미드필더들의 개인기와 호흡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김세윤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 분석관은 “축구에서는 사실 포지션은 없고 상황만 있을 뿐”이라며 “선수들의 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공수 전술을 개발하고 적용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게 대단하다”고 말했다.
휘르젤러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 유스 출신이다. 휘르젤러는 “바이에른에서 10년을 보내면서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는 DNA를 얻었다”며 “장 파울리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팀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휘르젤러는 이달 초 유럽축구연맹(UEFA) 프로 라이선스도 취득했다. 프로 라이선스는 최고 레벨 지도자 자격증이다. 언론들은 벌써부터 휘르젤러 감독을 부임 첫해 호펜하임을 강등권에서 구한 율리안 니겔스만 바이에른 뮌헨 감독,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등 독일 출신 명장들과 비교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휘르젤러는 니겔스만보다 어린 나이에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며 “클롭도 2001년 감독 1년차 마인츠에서 7경기 무패를, 지금 리버풀에서도 6경기 무패를 기록한 게 전부”라고 전했다.
장 파울리는 오는 16일 홈에서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과 맞붙어 11연승에 도전한다. 상대가 강등권 약체라 승리가 예상된다. 디에슬레틱은 “30세 감독이 장 파울리 시즌을 완전히 바꾸었고 이제는 13년 만에 승격을 노린다”고 전했다. 분데스리가 2부 1, 2위는 분데스리가로 승격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에 간다. 장 파울리 승점은 2위보다 6점이 적은 47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7경기다. 몇 달 전 3부리그 강등을 걱정한 장 파울리는 이제는 1부 승격을 꿈꾼다. 이같이 거짓말 같은 스토리를 겁 없는 서른 살 감독이 쓰고 있다는 게 더욱 놀라울 뿐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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