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왜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상황2. 김대리는 8명의 팀원 중 막내이다. 입사 5년차이지만, 신입사원이 왔다가 2개월도 근무하지 않고 퇴직한다. 김대리는 팀의 온갖 잡일을 다한다. 아침 신문 수령부터 공동 업무 대부분은 김대리 몫이다. 팀원들도 대리라고 호칭하기 보다는 막내라고 부른다. 김대리 담당 업무는 평가와 승진이다. 금번 평가와 승진제도 개선으로 CEO로부터 칭찬을 받고, 전 팀장과 임원 대상의 인사제도 개선 설명회를 실시하여 회사에 맞는 제도를 도입했다는 인정을 받았다. 년말 평가 시 김대리의 고과는 B등급이다. 과장 이상인 팀원 사이에서 김대리가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도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구조이다. 평가에 앞서 김대리는 정작 팀장과 단 한번도 면담을 하지 못하였다. 경쟁업체에서 과장으로 오라는 제의를 받았다. 당신이 김대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평가가 공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임직원에게 평가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왜 공정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무엇이라고 답하겠는가?
첫째, 평가의 가장 큰 문제이며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면담이다. 면담 자체를 하지 않거나, 부적절하고 불충분한 점검과 면담을 하는 경우이다.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런 형식적인 면담을 왜 해?’ 라고 생각하게 한다면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구성원은 자신의 업적과 역량에 대해, 별도의 장소에서, 사실 중심으로 피드백 받기를 원한다. 일방적인 지적 중심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말에 불이익이 없기를 희망한다.
둘째, 성과 기준의 부재이다. 목표와 측정 지표, 실행 계획, 평가 항목과 등급 및 가중치 등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다. 부서장의 정성적 판단이 전부인 경우이다. 부서장들은 ‘딱 보면 안다’고 말한다. 내성적으로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다하는 팀원이 평가에서 손해보는 일이 발생한다.
셋째, 성과 따로 보상 따로의 제도 운영과 문화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만, 성과는 적은데 보상이 크거나, 성과를 고려하지 않고 승진할 사람에게 평가를 좋게 주는 등의 상황 논리가 적용되는 경우이다.
넷째, 평가가 업적 향상 목적만 존재하고 육성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이다. 육성의 관점인 역량 평가는 목표도 과정관리도 없다. 연말에 역량 심사표 한 장에 체크한 것이 역량 평가이다. 이 결과는 본인의 역량과 큰 차이가 있다. 평가를 위한 평가에 구성원은 등을 돌리게 된다.
다섯째, 기록이 없다. 평가자가 기록에 의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평가를 하는 조직장이 구성원에 대한 목표 대비 월별 업적과 역량 실적, 잘한 점, 보완 사항에 대한 구체적 기록이 없다. 있다면 머리 속에 있는 기억 뿐이다. 어떻게 공정한 평가를 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법
평가의 공정성은 평가자 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평가제도부터 문화적 측면까지 전반적으로 원인을 찾고 개선해가야 한다. 평가의 목적이 가장 중요하다. 왜 평가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보상과 승진을 이야기한다. 성과에 따른 차별적 보상 중요하다. 성과가 높으면 보통이나 낮은 구성원에 비해 빠른 승진도 중요하다. 하지만, 평가의 진정한 목적은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한 성과창출에 있다. 성장과 성과 창출을 이외의 다른 목적은 본질이 아닌 부수적 목적일 뿐이다.
어떻게 하면 평가의 본질적 목적인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회사의 성과창출을 이끌고, 전 임직원에게 우리 회사의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해 당연히 수용한다고 말하게 하겠는가? 상대평가를 하고 있는 이상, 이러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화 현상이 존재한다. 자신의 일이 가장 중요하고, 자신의 성과가 가장 높고, 자신은 기대 이상의 조직과 사람에게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평가에서 자신은 우수한 점수와 등급을 받고 이에 따라 높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보다 낮은 점수와 등급을 받으면 화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조직장이 차이에 대해 듣고 구체적 설명을 해주면 좋으련만 이렇게 하는 조직장은 그리 많지 않다. 평가 결과에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평가 무용론이 아닌 성장과 성과 창출의 평가가 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① 평가제도의 개선이다. 상황 1의 경우 상대평가의 대표적 폐단이다. 조직 평가가 개인 평가에 영향을 주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100개 팀 중 1등을 했다면 팀원 전체의 목표 대비 성과는 전부 탁월할 것입니다. 조직 평가를 개인 평가 가중치에 반영하는 것이다. 위 사례와 같은 경우, S등급 60%, A등급 40%로 가져가면 불만은 매우 적을 것이다.
② 주 또는 최소 월 단위 팀원들을 모아 목표 대비 업적과 역량 결과물과 다음 계획에 대한 발표를 한 후 면담을 하는 것이다.
③ 구성원에게 본인의 평가 결과와 평가자의 평가 의견을 공개하는 것이다. 본인이 어떤 평가를 받고 무엇이 강점이고 보완점인가를 알고 스스로 강화 내지는 보완 방안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④ 인사 위원회를 통한 최종 조정과 확정이다. 조직별, 개인별 전체 리뷰를 하고 확정을 한 후 부서장에게 먼저 결과 통보 후 전체 구성원에게 개별 공개이다.
⑤ 전년 대비 2등급 차 발생시 평가자가 반드시 사유서를 작성하게 한다.
⑥ S등급은 공적서, C등급은 사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다.
⑦ 평가자 워닝제도의 운영이다. 누적 3회 워닝을 받으면 보직 해임하는 제도로 워닝의 항목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⑧ 구성원이 평가에 불만이 있을 시, 이의제기하는 평가이의제도의 운영이다.
⑨ 평가 결과의 활용 강화로 평가 결과가 보상과 승진, 차별적 인재육성, 퇴직과 구체적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다.
⑩ 이외에 다면평가와 자기 평가 제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다면 평가는 조직과 구성원의 성숙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평가 보다는 육성 차원으로만 진행하고 실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평가도 하긴 하지만,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대화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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