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앞 이성 잃는 '폭식증' 환자…일반인과 뇌 구조 달랐다

김인한 기자 2023. 4. 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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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식장애(Eating Disorders)를 앓는 사람들은 특정 뇌 신경회로 연결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뇌 속 선조체 부분의 뇌 회로에서 더 많은 연결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뇌 회로를 수정하는 방법이 미래의 섭식장애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섭식장애를 포함해 강박이나 중독과 같은 행동을 치료하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과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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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식장애 앓는 환자들 '뇌 신경회로' 연결 더 뚜렷하고 빈번
습관 형성 담당하는 '뇌 선조체' 과발현, 행동 제어 어려워져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일반인과 달리 '뇌 선조체' 부위의 신경회로가 더 빈번하고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섭식장애(Eating Disorders)를 앓는 사람들은 특정 뇌 신경회로 연결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섭식장애는 폭식증(식욕과다증)과 거식증(식욕부진증)이 모두 해당한다. 이번 연구는 뇌 회로를 조절하면 향후 음식 앞에서 이성을 잃고 폭식하거나 음식을 기피하는 사람들을 맞춤형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지난 12일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와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과학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한 공동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NIH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그동안 중독과 같은 좋지 않은 습관이 정신 건강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왔다. 그러던 중 섭식장애에 주목했다. 우선 연구팀은 습관과 뇌 회로간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NIH가 만들어 놓은 '인간 두뇌의 배선 지도'를 활용했다. 이 지도는 뇌의 구조적·신경적 연결을 설명한다. 이러한 뇌 속 연결은 유전이나 행동 등의 데이터로 계층화한다.

연구팀은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습관 형성에 뇌 속 '선조체'(Striatum)라는 영역이 관여한다고 판단했다. 선조체는 뇌 기저핵의 한 영역으로 피각(Putamen) 등으로 구성되며 자발적 움직임을 선택한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이어 폭식증·거식증이 있는 환자들 뇌 속 선조체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섭식장애가 있는 여성 34명을 모집하고 이들의 뇌를 이미지화했다. 21명은 폭식 장애 진단을 받았고 13명은 신경성 폭식증이 있었다. 이들과 대조를 위해 건강한 일반인 19명에게도 동일한 뇌 회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뇌 속 선조체 부분의 뇌 회로에서 더 많은 연결이 나타났다. 특히 선조체 부분의 피각 연결성이 더 뚜렷하고 빈번하게 나타났다. 자발적인 움직임을 판단하는 뇌의 선조체가 과도하게 발현돼 행동을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 달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뇌 회로를 수정하는 방법이 미래의 섭식장애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섭식장애를 포함해 강박이나 중독과 같은 행동을 치료하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과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심부 뇌 자극(DBS)을 통해 섭식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마치 심장박동기처럼, 치료용 전기 자극을 뇌 깊숙이 전달하는 장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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