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비 3천 원’…컵라면 끼니 때우는 직업훈련 학생들
[KBS 대구] [앵커]
고3 학생이면 대부분 학교에서 균형 잡힌 급식을 먹을 텐데요,
하지만 매일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고3 학생들이 있습니다.
직업학교 위탁훈련생들 얘기인데, 고용부가 책정한 하루 식대비가 3천3백 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낮 12시, 학생들이 편의점으로 들어가더니, 컵라면을 하나씩 집어 듭니다.
삼각김밥도 고르는데, 가격을 유심히 살핍니다.
각자 계산을 마치고 테이블에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일반고 특화훈련'에 참여하는 고3 학생들입니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해, 직업학교 위탁으로 자동차 정비나 미용, 요리 등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매일같이 식당이 아닌 편의점에서 한 끼를 때웁니다.
고용부가 훈련장려금으로 학생당 월 11만 6천 원을 지급하는데, 하루 식대비가 3천3백 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제도가 생긴 2015년 이후 9년째 같은 금액인데, 올해 대구시 무상급식 단가 4,880원의 70%도 되지 않습니다.
[직업학교 학생/음성변조 : "힘들어요. 질려요. 저는 밥을 먹고 싶은데 자꾸 인스턴트만 먹으니까 속도 더부룩해지고…."]
[직업학교 학생/음성변조 : "공부하면서 배고파서 힘들어하는 애들도 있고. 그럴 때가 많아요."]
이마저도 매달 훈련 기간을 다 채워야 그 다음 달에 돈이 지급되기 때문에, 입학한 달은 자기 용돈으로 밥을 사 먹어야 합니다.
[직업학교 학생/음성변조 : "학교에서 돈 준다고 했는데 안 줘서 지금 천 원 남았어요. (돈이) 들어와야지 밥 먹을 수 있어요."]
[학부모 : "직업 훈련원 보냈는 걸 괜히 보냈나 할 정도로 부모로서 되게 마음 아프고 후회도 되고…."]
고용노동부는 훈련장려금 인상 필요성을 알고 있다며,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에 직업훈련 학생은 6천 8백여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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