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株 싹쓸이 한 개미… 증권가 "팔아라" 리포트에 눈치싸움

이지운 기자 2023. 4. 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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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던 에코프로 그룹주가 하락세로 돌아섰다./사진=이미지투데이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온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증권사 매도 리포트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 그룹주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치열한 눈치싸움도 시작됐다. 최근 급등을 기회로 차익을 실현하며 빠져나가는 주체가 있는가 하면 고점 매수 시점으로 보고 진입하는 이들 역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2만9000원(16.78%) 내린 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주가가 10% 이상 하락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전일 대비 6.28%, 10.85%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2위 종목의 주가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코스닥지수 역시 0.93% 하락해 4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에코프로는 지난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5일 기준 주가는 50만원대에 진입한 이후 60만원대를 건너뛰고 지난 10일 단숨에 70만원대로 올라섰다. 같은 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서는 장중 82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증권가에선 에코프로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실적과 미래 성장성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주가 수준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내 증권가에선 '매도' 리포트까지 등장했다. 통상 투자의견을 '중립'이나 '보유' 정도로 제시하는 국내 증권사 특성상 매도 의견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지난 11일 종가(76만9000원)보다 41% 낮은 45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위대한 기업이지만 현재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은 2030년을 반영하기 위한 시간의 경과로, 2030년 실적을 주가에 반영하려면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45만4000원을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또 다른 그룹주 에코프로비엠의 현재 주가 수준이 과열됐다고 판단하며 투자의견을 '홀드'(HOLD, 중립)로 낮췄다. 매도 의견이 거의 없는 국내 증권가에서 홀드는 사실상 매도를 의미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사업에서 유리한 지위를 갖고 있고 추가 성장 가능성도 있지만 업황 호조와 기대감을 반영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은 과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 4일 리포트에서 에코프로에 대해 투자의견 '홀드'로 제시하며 "지주회사가 보유 지분가치보다 20% 프리미엄을 받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개인 에코프로 사랑 언제까지?… '차익실현' vs '줍줍'


올해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개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종목 1, 2위는 각각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차지했다. 전날까지 개인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1조2830억원, 7790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에코프로 그룹주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증권가의 과열 우려에도 에코프로 매수에 나선 개인들은 여전하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며 일부 빠져나가는 개인투자자도 있으나 새로운 수급 또한 채워지고 있다.

전날 에코프로 주가가 급락하는 사이 개인은 1조7579억원어치 매도하고 1조8773억원어치 매수하며 순매수 규모는 1193억원을 나타냈다. 팔고 나간 만큼 사들인 개인 또한 많은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27억원, 기관은 1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주가 하락 와중에도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 이날 7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역시 889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511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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