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절반 이상 “중국 리오프닝, 경영 실적에 영향 없어”

대한상의 440개 수출 제조기업 대상 조사
중국 사업 확대할 기업 18%에 그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우리나라 주요 수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경영 실적 상승을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최근 440개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0.8%가 ‘중국 리오프닝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13일 밝혔다.

하지만 ‘기업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 답변이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기업의 매출 등 경영실적 차원에서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은 38.2%에 불과했다. ‘경영실적에 영향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54.4%에 달했다.

중국 리오프닝이 경영실적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은 가장 크게 기대되는 부분으로 ▷중국으로의 수출물량 증가(56.0%) ▷중국산 부품소재 조달의 공급망 안정(24.2%)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대로 경영실적에 영향이 없거나 부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대중국 수출 증대효과가 크지 않을 것’(54.7%)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 기업도 34.1%에 달했다.

실제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미미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반해 생산활동 정상화로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원자재 가격은 출렁이고 있다. 구리 가격은 작년 7월 연 저점 대비 23% 상승했다. 철광석 역시 저점을 기록한 작년 11월 대비 50% 가까이 상승했다.

중국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지만 대중국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응답 기업의 72.7%는 대중국 사업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늘려갈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8%, ‘점차 줄여갈 계획’이라는 기업은 9.3%였다.

중국 리오프닝을 우리기업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한·중 관계 개선(32.0%) ▷미·중 갈등과 같은 대중국사업 불확실성 해소(30.6%) ▷수출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개(15.1%) ▷중국 진출 우리기업에 대한 애로 해소(11.0%) ▷중국내 무역장벽·기술규제 완화(10.1%) 등이 꼽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신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국제적 분업체계의 붕괴는 국가성장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에도 위협적”이라며 “수출 회복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다시 불붙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의 수요·공급 측면 해결방안이 아닌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국가적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