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전북 10년 차' 한교원의 간단한 진단 "결국은 소통이다"

이성필 기자 2023. 4.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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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현대는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승리하며 잠시 미소를 찾았다. 전북에서 10년째 뛰고 있는 한교원(사진 아래 가운데)은 선수들과 "책임감 있는 경기를 하자"라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전북 현대는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승리하며 잠시 미소를 찾았다. 전북에서 10년째 뛰고 있는 한교원(사진 아래 가운데)은 선수들과 "책임감 있는 경기를 하자"라는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팬들의 비판 목소리가 큰 전북 현대는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 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2연전에서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이사의 사퇴를 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전주성을 울렸다.

설상가상, 인천전에서는 팬들이 응원하지 않자 갑자기 '인공 응원' 소리가 들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 당시 무관중 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팬들의 응원 소리를 녹음한 것이 울려 퍼졌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응원을 틀었는지는 물음표가 붙었지만,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전북 구단과 팬들이 불통 중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과 같다.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전북 선수단은 최근 대화가 더 잦아졌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나은 경기력으로 팬심을 회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인천전에서 승리하면서 일단 성난 팬심이 조금은 누그러졌지만, 잠시뿐이다. 이어지는 수원FC 원정이나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또 어긋난다면 얼마든지 침묵 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결국은 팀 문화를 잘 이해하는 선수가 팬들에게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2014년 전북으로 이적, 어느새 10년째를 보내고 있는 한교원(33)이라면 충분히 말에 무게가 생긴다. 2006년 전북에 입단해 프랜차이즈 스타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짤순이' 최철순 다음으로 녹색이 진하게 묻어 있다.

인천전이 끝난 뒤 만난 한교원은 "선수들은 항상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선수들도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위기가 위기인 것을 알아야 이 위기를 잘 넘어갈 수 있다. '더 책임감을 느끼자',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하자'라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라고 전했다.

한교원은 전북에 와서 많은 기쁨의 시간과 함께했다. 그래서 올해 초반은 그에게도 정말 어렵다. 물론 지난해에도 출발은 나빴지만, 리그 2위와 FA컵 우승으로 전북 기준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래서 팬들의 격한 반응은 달리 보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부 팬은 선수들에게 손뼉을 쳐주는 등 응원하는 모습도 있어 그렇다.

그는 "(올해) 선수단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선수들부터 많이 반성하고 있다.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팀 안팎의 상황이) 이 지경이 되지 않았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부터 반성하고 전북에 있는, 모든 엠블럼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이 상황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 머리 맞대고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음을 소개했다.

대화하지만, 경기장에서 팬들이 펼치는 현수막은 아프다. 특히 선수단 수장인 김상식 감독을 사퇴하라는 문구는 강렬하다. 한교원도 "다 보인다. 이것 역시 저희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왔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좋고 순위가 괜찮았고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했다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인천전에서는 수비를 플랫3로 바꿔 나섰고 일단 무실점 승리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앞으로 같은 수비를 활용하는 팀과 만나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해결할 방법은 뒤에 있지 않고 앞에 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금 벌어진 일을 주워 담을 수 없다. 헤쳐 나갈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싸워서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며 치열한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공격수인 한교원은 고비마다 골을 넣어주며 전북의 경기 흐름에 전환점 역할을 하는 능력이 있다. 스피드와 돌파는 그의 확실한 무기다. 새로운 선수와 섞이는 중인 전북에 한교원이 선발, 교체 자원 가릴 것 없이 실력을 보여야 하는 이유다.

그는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한다. 많은 선수가 바뀌고 선배들이 떠났다. 나간 선배들의 전화도 아직도 온다. (이)용 형과도 통화했고 (김)보경이 형, (이)승기 형도 힘내라고, 걱정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형들이 쌓아왔던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후배들과 (업적이) 무너지지 않도록 더 쌓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단만 좋아서는 곤란하다. 전북이 성과를 냈던 이면에는 좋은 팀의 조건인 '단합된 선수단-지지하는 팬-일 잘하는 프런트'가 함께 굴러 가야 한다. 현재는 모든 것이 부조화다. 한교원도 "결국은 소통이다. 후배, 선배들 간의 소통도 중요하겠지만 프런트와 선수 간의 소통, 코칭스태프-선수-구단 간의 소통 등 모든 것이 다 중요하다. 서로 머리 맞대고 몸으로도 움직이고 머리로도 움직이고 모두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며 소통해야 전북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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