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 42% 극단선택 생각…"실업급여 때 검사받도록 해야"
사회적 관계 단절된 청년 고위험군으로 관리할 필요성
(세종=뉴스1) 최현만 기자 = 20~30대 청년 중 42.1%가 지난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실업이 자살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실업급여 수령 시 정신건강 검사를 받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13일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같지만 다른 그들, 청년: 성별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영향요인의 탐색 연구' 논문에 따르면 만 20~39세 청년의 42.1%가 지난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목적과 내용 등이 포함된 안내문을 확인하고 자발적으로 온라인 설문에 참여한 20~30대 청년 1012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수치다. 설문조사는 지역별, 연령별, 성별 할당 표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2021년 9월 15~23일 8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연구에는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 주지영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 등 8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국가 통계의 청년 자살률이 2.9~4.6%로 보고됐던 것과 비교한다면 매우 높은 수치"라며 "청년 정신건강의 위기를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살 생각을 하는 청년의 수가 급격히 늘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본 연구의 자살생각률이 타 연구에 비해 높았던 것은 표본이 고위험군으로 편향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짐이 되는 느낌을 인지할수록 자살 생각을 할 확률이 높아졌다.
또 소속감이 좌절됐다고 느낄 때, 즉 유의미한 관계가 단절된 느낌을 경험하고 타인과 교류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자살 생각을 할 위험이 커졌다. 교육 수준과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낮아도 자살 생각을 할 위험이 높았다.
남성은 가족의 경제적 안정과 협력이 좋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위험이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우울감이 높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확률이 컸다.
아울러 조사 대상 청년들의 5.6%는 최근 1년 이내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의 경우 가족문화 및 사회 참여가 좋은 가족일 때 자살시도 위험이 감소했다. 아울러 우울감이 높으면 자살시도 위험이 높아졌다.
여성은 지난 1년간 실직 경험이 있고, 우울감이 높으면 자살시도 위험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실직 경험이 있을 때 자살시도 위험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 상당수가 사회보장정책에서 소외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봤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남성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여성은 주관적 경제상태가 좋을수록 자살 시도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 기존 대부분의 연구와 상반된 결과도 보였다.
이에 연구팀은 "청년의 경제적 지위를 월평균 소득으로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었을 수 있다"며 "경제적 수준을 월평균 소득이 아닌 부채, 자산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경우 사회신뢰도를 좋게 인식할수록 자살시도 위험이 높아지는 특이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팀은 "해석에 유의하는 게 필요하며 추후 사회 자본과 자살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여성에게 실직이 자살시도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 점을 고려해 실업급여와 연계한 정책 제언을 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현재 실직자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고용센터를 2회 이상 방문해야 한다"며 "고용센터 방문 시 자살생각 및 우울과 관련된 정신건강 스크리닝 검사를 필수로 하는 등 지침을 마련해 국가의 시스템 안에 들어온 대상자들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기존 정책을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년 1인 가구 등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수 있는 대상자들을 고위험군으로 보고 자살예방정책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hm646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