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젠 디젤과 이태원!'…팝업에 담긴 원소주의 '고민'
패션 업체 디젤과 협업…‘입고 마시고’
다양한 팝업으로 롱런 전략 구축
증류식 소주 열풍을 일으킨 원소주가 이태원에 떴다. 원소주 제조사인 원스피리츠가 패션 브랜드 디젤과 손잡고 이곳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면서다. 원소주가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한 것은 처음이다. 원소주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팝업'으로 젊은 층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이른바 원소주의 '롱런' 전략인 셈이다. 원소주 팝업스토어는 이번에만 벌써 5번째다.
원소주 이태원에 떴다
지난 12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원소주 X 디젤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외관부터 디젤의 시그니처 컬러인 붉은 빛의 외관이 눈을 확 사로잡았다. 그 붉은 빛 바탕에는 원소주 로고들이 군데군데 입혀져 있었다. 강렬함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입구부터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찰칵찰칵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매장 1층에 들어서면 디젤 제품과 원소주 한정판이 손님을 맞는다. 기존 디젤 매장에 원소주 감성을 입히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특히 원스피리츠는 이번 팝업에서 '원소주X 디젤 스피릿 에디션' 1만병을 한정 판매한다. 디젤의 레드 컬러에 원소주 로고가 라벨로 디자인되어 있다. 이외에도 디젤의 D 로고 벨트와 함께 구성된 '원소주 X 디젤 스페셜 패키지'도 내놨다.
이번 협업은 원스피리츠와 디젤의 가치관이 맞아 떨어지며 이뤄졌다. 양쪽 모두 주류와 패션 업계에서 일명 '힙'한 브랜드로 꼽힌다. 디젤은 일명 프리미엄진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유명하다. 현장 관계자는 "원스피리츠의 과거를 격려하고 미래를 응원하는 가치관이 디젤이 추구하는 성공적인 삶을 위하여(For Successful Living)라는 가치가 맞닿아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눈과 입이 즐겁다
백미는 2층이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원더바(WONDER BAR)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원소주 제품을 테이스팅 할 수 있다. 바텐더가 '원소주 스피릿' 제품을 활용한 칵테일을 무료로 제공한다. 피치 시럽의 달콤함과 원소주 스피릿의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선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스페셜 이벤트도 진행된다. 디젤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칵테일로 살짝 오른 취기에 디젤 옷을 편히 둘러 볼 수 있었다. 눈과 입이 즐거운 순간이었다. 의류 매장에서 술을 즐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은 이곳에서 입고 마실 수 있다. 이처럼 디젤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원소주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현장 관계자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팝업의 매력"이라며 "이는 원소주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팝업은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대표 홍보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팝업스토어 체험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한다. 이는 매장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이끄는 요인이다. 매장을 임시로 운영하기 때문에 희소성도 챙길 수 있다. 젊은 층 사이의 트렌드 구축에도 용이하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팝업스토어를 검색하면 40만 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존재감 계속해서 어필
이처럼 원스피리츠는 계속해서 팝업스토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만 벌써 5번째다. 앞서 원스피리츠는 더현대 서울, 나이스웨더, GS리테일, 엔씨소프트 등과 손을 잡았다. 대부분 게임부터 패션까지 젊은 층의 관심이 높은 브랜드였다. 특히 당시 팝업 매장에서만 볼 수 있는 기념 제품도 선보이며 '오픈런'등 화제를 이끌었다. 이는 기존 제품군이 새로워 보이는 효과를 냈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꾸준히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원소주의 인기는 MZ세대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빠르게 흥미를 가졌다가 금방 관심을 잃어버리는 특성이 있다. 지속적인 유인 요인이 필요하다. 원소주는 출시 초반 '박재범 소주'로 화제를 모았다. 다만 최근부터는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제품군이 많지 않고, 경쟁사 제품도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는 연예인들과 협업한 프리미엄 증류주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외에도 원소주에서 시작된 관심이 더욱 확대되며 다른 전통주들도 재발견되고 있다. 원소주에게는 썩 달갑지 못한 상황이다. 이대로면 출시 초반 존재감이 금방 식을 수 있다. 소비자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롱런'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팝업에 담긴 원소주의 고민이다.
박재범 원스피리츠 대표는 "이번 원소주와 디젤이 함께한 콜라보레이션은 두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인 삶에 대한 즐거움을 이색적인 공간으로 표현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이번 '원소주 X 디젤 콜라보레이션 팝업'에서 패션 브랜드 디젤과 원소주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