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배려→화끈한 물 세례, 새 에이스의 KBO 데뷔 첫 승 이렇게 축하했다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이 3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올렸다. 양현종은 오더지에 글귀를 써서 선물했고, 투수조는 물을 뿌리며 축하했다.
앤더슨은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펼쳤다. 팀이 2-0으로 승리하면서 앤더슨은 승리 투수가 됐다.
앤더슨은 이전 2경기서 잘 던졌다. 앤더슨은 1일 SSG와의 개막전서 6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볼넷 3실점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7일 광주 두산전서는 7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또 패전투수가 됐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도 컸다. KIA 타선은 김광현을 상대로 7명이 출루하고도 1점밖에 뽑지 못했다. 두산전에서는 알칸타라에게 꽁꽁 묶였다. 2안타 3볼넷으로 5명이 출루했으나 8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점수를 뽑지 못했다.
이날도 앤더슨은 많은 득점을 지원받지 못했다. 한화 선발은 문동주.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첫 승을 안겨다줬다. 2년차 투수지만 차기 에이스로 꼽히고 있다.
그래도 KIA 타선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다. 1회 삼진-삼진-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회 황대인 볼넷과 최형우의 안타로 만든 득점권에서 점수를 뽑았다. 변우혁의 2루 땅볼로 1, 3루를 만들었고, 김호령이 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이우성이 한 방을 쳤다. 우익수 방면으로 2루타를 쳐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3루까지 무리하게 뛰다가 아웃됐다. 2사 2루에서 압박했으면 문동주가 더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앤더슨의 어깨도 더 가벼워졌을 터. 하지만 이렇게 이닝이 끝났고, KIA도 더 점수를 뽑지 못했다.
그 이후부터는 앤더슨의 쇼타임이었다. 3회 주자 2명을 내보냈으나 범타로 돌려세웠고,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앤더슨은 8회 전상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제 임무를 완수했다.
투구수는 93개. 최고 구속 149km 직구 41개, 커브 10개, 슬라이더 38개, 체인지업 4개를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14로 끌어내렸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앤더슨을 투수조 선수들이 둘러쌌다.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은 채 대기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자 물을 뿌리며 격하게 첫 승을 축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현종은 앤더슨에게 라인업 카드를 전달했다. 라인업 카드 중간에는 'The 1st WIN in the KBO'라는 글귀를 남겼다.
물에 흠뻑 젖은 채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선 앤더슨은 "나만의 승리가 아니라 팀이 승리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앤더슨은 앞서 SSG 김광현, 두산 알칸타라, 한화 문동주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마운드 맞대결을 벌였다.
그는 "상대투수들이 점수를 안 주면 나도 안 주려고 했다.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만 던졌다"며 "오늘 경기에서는 이우성의 안타 친 게 가장 좋았다. 오늘 가장 좋았던 점은 3구 연속 볼을 던지면서도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던 것이 고무적이었다. 수비도 많이 도와줬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엔 팬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앤더슨은 "팬들의 응원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타자들마다 응원가가 있는 것이 신기하고, 내가 피칭을 끝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마다 내 이름을 연호해준다. 이는 처음 경험해본 것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면서 "피칭하지 않는 날 불펜에 있을 때에도 이름 불러주고 살갑게 인사해주신다. 응원도 계속 해주신다. 나를 환영해주는 느낌이 들어 너무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숀 앤더슨. 사진=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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