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증발' 트라우마, 또 8억 태울라…일단 의사 소견 신중히 기다린다

김민경 기자 2023. 4. 1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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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발투수 급하긴 하다. 있으면 좋은데, 그래도 건강이 우선이니까."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12일 잠실야구장 불펜 피칭장에서 외국인 선발투수 딜런 파일(27)의 투구를 지켜본 뒤 마음을 완전히 놓지 못했다.

딜런의 뒤에서, 또 불펜 포수 옆 타석에 서서 꼼꼼하게 구위를 살폈는데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을 아직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불펜 피칭장에는 두산 주요 관계자들도 찾아와 딜런의 공을 직접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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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런 파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외국인 선발투수 급하긴 하다. 있으면 좋은데, 그래도 건강이 우선이니까."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12일 잠실야구장 불펜 피칭장에서 외국인 선발투수 딜런 파일(27)의 투구를 지켜본 뒤 마음을 완전히 놓지 못했다. 딜런의 뒤에서, 또 불펜 포수 옆 타석에 서서 꼼꼼하게 구위를 살폈는데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을 아직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딜런은 지난 2월 말 호주 스프링캠프 도중 골타박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본인도 당황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라이브피칭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사고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유망주 출신인 딜런은 한국에서 커리어를 쌓고 빅리그로 금의환향하는 큰 그림을 그렸다.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인 만큼 의욕적으로 준비하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멈추게 됐으니 답답할 법하다.

딜런은 이날 원래 30~40구 정도 투구를 예정했는데, 총 51개를 던진 뒤에야 공을 내려놨다.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 50구를 다 전력으로 던질 체력이 받쳐주지 않았는데, 그만큼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은 의지가 엿보였다. 이 감독은 "30구까진 좋았는데 이후로는 공이 조금 풀려서 들어오더라"며 복귀까지 준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불펜 피칭장에는 두산 주요 관계자들도 찾아와 딜런의 공을 직접 지켜봤다. 65만 달러(약 8억원)를 투자했는데 한 경기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까지 몸 상태를 회복했는지 궁금한 게 당연했다.

두산은 지난해 195만 달러(약 25억원)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날린 아픈 기억이 있다. 에이스였던 아리엘 미란다(34)가 2021년 28경기, 14승, 173⅔이닝,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으니 지난해 두산이 재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행보였다.

▲ 딜런(왼쪽)과 정재훈 투수코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두산 베어스

두산은 미란다에게 무려 190만 달러를 옵션없이 안기며 특급 대우를 해줬는데,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미란다는 개막을 앞두고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전반기가 다 지나도록 끝내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두산은 대체자로 브랜든 와델(29)을 23만 달러(약 3억원)에 영입하면서 추가로 돈을 더 써야 했다.

딜런은 불의의 사고라는 측면에서는 미란다의 경우와 다르지만, 두산이 어쨌든 큰 전력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두산은 지난해 미란다없이 전반기를 버티다 끝내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리고 정규시즌 9위까지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은 최승용과 김동주 등 영건들이 선발 마운드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지만, 시즌 끝까지 상위권 싸움을 하려면 딜런이 이른 시일 안에 합류하는 게 중요하다.

딜런은 14일 한번 더 불펜 피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때는 70~80구 정도 던지려 한다. 다음 불펜 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아도 실전 등판까지 이어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 감독은 "(딜런은 현재) 완전한 상태는 아니고 만들어 가는 상태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컨디션은 안 된다. 불펜 피칭 이제 3번째라 경기를 당장 나가기는 어렵다. (다친 부위가) 머리다 보니까 우리가 임의로 정하기는 어렵다. 의사가 경기에 나가도 된다고 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인내심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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