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침묵하는 다수와 목소리 큰 1인[송석록의 생각 한편]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8일 대한축구협회는 이사회를 열고 징계를 받은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에 대한 사면 조치를 발표했다.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1시간을 앞두고 ‘기습 사면’을 단행, 대중의 관심을 돌리는 듯 했으나 여론의 집중 비난과 붉은 악마의 반발로 결국 3일 만에 징계자의 사면을 전격 철회했다.
조직은 의사결정의 집합체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조직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정과 상식의 수준에서 가장 적합한 결론을 내는 것이다. 한 개인의 결정이 독단과 위선으로 집단의 결정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수없이 보아 왔다. 그러나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면서 결정을 한다는 것은 비극이자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
■ 권위주의에 기대는 스포츠는 혁신의 대상
스포츠에서 권위주의가 주는 폐해는 심각하다. 권위주의는 작게는 스포츠 현장에서 폭력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넓게는 비이성적 의사결정으로 극단적 민족주의를 불러와 파시즘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1936년 독일의 히틀러는 베를린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독일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설파하고 나치즘을 프로파간다했다. 결국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 세계대전에 이르게 된다. 히틀러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벌인 것이다.
그런데 당시 베를린 올림픽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반대 없이 개최됐다.
■ 권위주의는 사회시스템에서 몰아내야
스포츠에서 공정과 상식은 아무리 강조해서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무리를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더욱이 한 사람의 독선으로 공정과 상식이 우리가 기대하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대중들은 실망하고 지지의 깃발을 내린다.
정치인들의 아집이나 대통령의 인식 부족 등도 여기에 속한다. 독립적인 절대적인 힘을 가진 자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커다란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절대 권력자를 위한 공정과 상식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아니다.
■ 권위주의는 아직도 우리 주위에 서식
역사에서 보는 권위주의가 21세기 대한민국 스포츠에 아직도 살아 있다. 반근대적이고 반이성적인 형태를 보이는 권위주의는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오판과 시그널을 계속해서 보낸다. 침묵하는 다수와 목소리를 가진 절대 1인의 사회적 구조는 ‘기습 사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축협이 얼마나 폐쇄적인 환경에서 투명성이나 합리적 의사결정 없이 운영되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절대 다수인 임원 28인의 사퇴는 이러한 권위주의 행동을 더욱 더 정당화할 뿐이다. 절대 다수도 어디서인가 절대 1인일수도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권위에 굴복하고 길들여진 것인지 되돌아보자.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짓누르는 권위주의가 국가나 사회 더 나아가 개개인을 어떻게 망치는지 생각해 보자. 대한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기대해 본다.
<송석록 경동대 교수(독일 루르대학교 스포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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