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후변화 문화재마저 위협 [연중기획-지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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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태풍 오고 얼마간만 해도 흙이랑 주변 시설물이 덮쳐서 여기 기도를 올릴 수도 없었지."
경주의 문화재 피해는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한국위원회가 문화재청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 제출한 '문화재 분야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 건축문화재 중 극단적 강수 노출 사례 비율은 2050년대 들어 이전보다 6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후변화 관련 기본계획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7월 정도에 공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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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2건→2022년 154건 급증
기후위기 일깨운 힌남노
비바람에 토사 뒤덮인 굴불사지석불상
접근금지 띠 둘러싸여 당시 참상 대변
서악동 고분군도 흙더미 속살 드러내
건축문화재 30년 후 강수노출 6배
강수강도 20㎜ 이상 비율 22.7% 증가
목조문화재도 1.2%서 17.8%로 늘어나
폭염일수는 20일 이상 비중 30% 육박
기후변화 최상위계획 누락
법사위서 국가유산기본법안 심사 진행
문화재청 ‘기후변화 대응안’ 초안 작성
“구체적 노력 위해 예산·인력 확보 시급”
“작년에 태풍 오고 얼마간만 해도 흙이랑 주변 시설물이 덮쳐서 여기 기도를 올릴 수도 없었지.”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문화재까지 덮치고 있다.
비지정문화재 상영정 전소·강원도 유형문화재 방해정 일부 소실 등 피해를 발생시킨 11일 강원 산불만 해도 기후변화로 유독 건조해진 봄철 날씨가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시각이 있다. 실제 지난해만 해도 자연재난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가 150건 넘게 확인됐다. 모든 자연재난의 원인을 기후변화 단 하나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기후변화가 기상현상의 극단화를 야기해 결과적으로 자연재난 빈도를 늘리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2년 자연재난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 건수는 총 440건으로, 이 기간 대체로 피해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2건, 2018년 25건, 2019년 86건, 2020년 106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21년 47건으로 줄었고, 지난해 154건으로 다시 폭증했다.


목조 문화재는 강수강도 20㎜ 이상인 사례가 2010년대 5건(1.2%)에서 2050년대 75건(17.8%)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75건 중 강수강도가 가장 높은 건 경남 남해 용문사 대웅전(30.9㎜), 이어 부산 범어사 대웅전과 조계문이 각 29.2㎜, 경남 창녕 관룡사 대웅전과 약사전이 각 25.9㎜로 같았다. 근대건축의 경우에는 강수강도가 20㎜인 사례가 2010년대엔 없다가 2050년대에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관저와 경남 창원 진해우체국이 각각 22.4㎜와 20.8㎜가 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재 피해는 정부 정책에서 그간 계속 간과된 게 현실이다.

문화재청은 이 조항을 근거로 국가유산 분야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 초안을 작성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후변화 관련 기본계획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7월 정도에 공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본계획이 문화재 부문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구체적 노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예산과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탄소중립 녹색성장 제1차 기본계획에서 드러나듯 기후변화 대응에서 이 문제가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현실에서 충분한 예산·인력 확보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재 문화재청 내 기후변화 적응 업무를 맡은 부서나 직원은 전무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되면 저희가 예산을 따로 확보해야 한다”고만 답했다.
경주=글·사진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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