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보고 한국까지 왔는데…난감해진 아본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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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에 부임한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아본단자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남을 경우 아본단자 감독의 당초 구상대로 팀을 꾸려갈 수 있겠지만 김연경이 떠난다면 아본단자 감독으로서는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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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본단자, 정규리그 1위 팀 통합 우승 실패
김연경 FA로 떠날 경우 대폭 리빌딩 불가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에 부임한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제자 김연경이 뛰는 구단을 맡기 위해 유럽에서 한국까지 날아왔는데 김연경이 팀을 떠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끈 흥국생명은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리그 3위 한국도로공사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본단자 감독은 도로공사를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도로공사의 챔프전 진출을 예견한 것은 탁월한 혜안이었지만 결국 패배를 막지 못한 것은 본인으로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규리그 1위 팀인 흥국생명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지 못한 점 역시 감독으로서는 감점 요인이다. 흥국생명은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김대경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던 시기에 이미 현대건설을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리그 1위 성적으로 아본단자 감독의 영향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아본단자 감독의 가장 큰 시험대는 챔프전이었는데 이 챔프전에서 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그는 첫 부임 당시 인자했던 모습을 지우고 쉴 새 없이 선수들을 다그치며 열정적으로 지휘했지만 패전을 면치 못했다.
챔프전 도중 코칭스태프의 실수로 자신의 지시가 잘못 전달되자 아본단자 감독이 김대경 코치에게 화를 내는 모습까지 포착되기도 했다.
챔프전 패배 후 아본단자 감독이 한 발언을 보면 구단에 대한 그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공개석상인 기자회견장에서 "우리 팀의 90%는 김연경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정도인데, 선수 혼자서는 우승할 수 없다"며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내가 추구하는 배구는 서브, 블로킹, 수비 연결이 중점인데 사이드 중심인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며 "한국 배구는 두 선수로만 플레이한다는 느낌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배구는 그것보다 다양한 선수들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본단자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연경이 지난 10일 V-리그 시상식장에서 흥국생명과의 결별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아본단자 감독이 베스트7상과 최우수선수(MVP)상을 받는 김연경을 위해 2번이나 무대 위로 올라가 꽃다발을 건넸지만 김연경은 그 직후에 현역 연장 의사와 타 구단과의 이적 협상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남을 경우 아본단자 감독의 당초 구상대로 팀을 꾸려갈 수 있겠지만 김연경이 떠난다면 아본단자 감독으로서는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본인이 인정한 대로 한국 리그와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높지 않은 상황에서 김연경을 대체할 선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 경우 전력 보강과 선수단 개편 과정에서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선수단 개편과 리빌딩은 여러 해가 걸리는 고난도 장기 프로젝트다. 리빌딩 과정에서 하위권 추락까지 각오해야 한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중국 리그로 떠났던 2021~2022시즌 7개팀 중 6위까지 떨어졌다. 김연경 이탈 후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신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순위까지 떨어질 경우 아본단자 감독으로서는 흥국생명을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본단자 감독이 얼마나 희생을 감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본단자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4~2025시즌까지다.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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