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알뜰폰 진출 봇물 터질까…통신업계 '긴장'
기사내용 요약
금융위, KB리브엠 정식승인…他 은행 진출 가능성↑
둔화된 이통시장 경쟁 활성화 계기…이통사 부담 커져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모바일(리브엠)이 정식 승인을 받았다. 시중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둔화된 가운데 은행의 알뜰폰 진출이 경쟁을 활성화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에서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KB리브엠은 지난 2019년 4월 최초로 지정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1호 사업으로, 2021년 한 차례 연장을 거쳐 내달 16일 지정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금융위는 부수업무를 영위하기 위해 건전성 훼손 방지, 소비자보호, 과당경쟁 방지, 노사 간 상호 업무 협의 등 조치를 마련하고 운영 상황을 매년 금융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 요청했던 도매대가 이하 요금제 출시 제한, 점유율 규제 등은 도입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월 기준 리브엠의 가입자 수는 40만명이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2% 수준이다. 아직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민은행과 가격, 점유율 관련해 논의를 했다”며 “국민은행은 중소 사업자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 가격 경쟁 측면에서 중소사업자보다 우위를 점하지 않고 금융-통신 융합 측면에서 차별적인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금제 규제는 이에 따라 설정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직된 이통시장 경쟁…은행권 진출, 이통사 가입자 이탈 가속화 할까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수치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규모가 400만명 대로 떨어졌다. 10년 전만해도 1200만명이 넘었는데 이젠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된 이유는 이통사간 이동이 줄어서다. 이에 따라 전체 번호이동 규모는 줄고 있지만 이통사에서의 알뜰폰으로의 이동은 꾸준하다. 이는 결국 알뜰폰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이통사는 마케팅 비용을 아끼면서 경쟁보다는 기기변경을 선호하고 있다. 또 LTE에서 5G로 서비스가 고도화 됐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알뜰폰은 아직 LTE를 주력 서비스로 하고 있다. 5G 요금제를 내놓고 있지만 이통사 대비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가입자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알뜰폰은 약 137만명이 순증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약 39만명, KT 26만명, LG유플러스 18만명이 순감했다.
이동통신 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자 성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자본력을 갖춘 사업자의 등장은 굉장히 위협적"이라며 "이통사 입장에선 알뜰폰이 불편하지만, 가입자 이동이 늘어나자 이제는 자사망 알뜰폰을 이용하는 사업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달라진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메기' 역할보다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단 시각도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경쟁을 위해 리브엠이 도매대가 이하로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건전성 훼손, 과당 경쟁 방지를 위해 시장운영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이통3사 자회사에만 적용되고 있다. 이통3사 자회사 알뜰폰은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고, 시장 점유율도 총합 50%(사물인터넷 회선 포함)를 넘길 수 없다. 현재 이통3사 자회사 알뜰폰 점유율은 사물인터넷 회선을 포함하면 50%가 되지 않지만, 제외하면 절반이 넘는다.
리브엠 관계자는 "원가 이하로 요금제를 내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알뜰폰의 도입 취지는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에 있다"며 "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단기적 측면에선 이동통신 시장을 활성화 해 줄 것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규모가 있는 사업자들이 나서 자기들 만의 상품을 만들면 소비자 편익을 높여줄 수 있다"며 "또 중소 알뜰폰 사업자간 인수합병(M&A)이 가속화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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