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달라진걸까, 시즌 초반 ML 폭격 중인 맷 채프먼[슬로우볼]

안형준 2023. 4.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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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좋은 선수지만 원래 이정도 타자까지는 아니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4월 12일(한국시간)까지 시즌 첫 11경기에서 7승 4패를 기록했다. 비록 류현진이 토미존 수술로 이탈했지만 여러 방면에서 전력을 보강했고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선두와 4경기차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공동 2위. 개막 11연승을 달린 탬파베이 레이스의 페이스가 너무 '역대급'일 뿐 토론토도 순항하고 있다.

높은 승률에 비해 마운드는 성적이 좋지 않다(이하 기록 4/12 기준). 63득점을 올리는 동안 마운드가 61점을 허용했다. 실점 허용이 전체 8위고 팀 평균자책점도 5.06으로 밑에서 공동 8위다. 토론토의 초반 상승세를 이끄는 쪽은 타선. 팀 타율 2위(0.289), 팀 OPS 4위(0.801)로 타선의 페이스가 굉장하다. 그리고 그 타선을 이끄는 선수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 조지 스프링어도 아니다. 바로 맷 채프먼이다.

채프먼은 시즌 첫 11경기에 모두 출전해 .477/.521/.841 3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OPS가 무려 1.362. 이는 부상으로 이탈한 애덤 듀발(BOS, OPS 1.544)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의 기록이다. 타율 0.477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이었던 루이스 아라에즈(MIA, 0.537)에 이은 전체 2위의 기록. 아라에즈가 내셔널리그로 이적한 만큼 현재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듀발을 제외하면 현재 아메리칸리그 타격 2위는 게레로. 게레로의 타율은 0.400으로 채프먼과 차이가 크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전체 24순위 OAK)인 1993년생 우투우타 3루수 채프먼은 원래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대학리그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였고 장타력과 선구안도 갖춘 선수였다. 하지만 정교함이 메이저리그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2017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6시즌을 뛰며 728경기에 출전한 채프먼은 .240/.329/.469 138홈런 37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 0.25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8년(0.278)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두 번 타석에 들어서면 한 번은 안타를 친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모든 면에서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채프먼은 올시즌 평균 타구속도가 무려 시속 99.6마일이다. 원래 평균 시속 90마일 이상의 빠른 타구를 날리는 타자였지만 개인 시즌 최고기록은 93.6마일(2020년)이었다. 배럴타구 비율은 무려 35.5%(리그 평균 6.8%, 개인 통산 12.5%), 강타비율은 74.2%(리그 평균 35.9%, 개인 통산 47.4%)에 달한다. 스윗스팟 명중율도 45.2%(리그 평균 33%, 개인 통산 31.1%)나 된다. 채프먼이 날린 타구들을 바탕으로 산출한 기대타율도 0.411로 4할이 넘는다. 그야말로 방망이에 맞기만 하면 어마어마한 타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타구의 질만 어마어마한 것이 아니다. 컨택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채프먼의 올시즌 스트라이크 존 내 컨택율은 87.5%. 이는 개인 통산 기록(77.3%)을 아득히 넘어선 수치이자 리그 평균(82%)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통산 28%로 리그 평균(24.7%)보다 훨씬 높았던 헛스윙율은 올시즌 20.8%로 뚝 떨어졌다. 또 원래 신중한 타자였던 채프먼은 통산 26.2%였던 초구 스윙율(ML 평균 29.5%)을 올시즌 20.5%까지 낮췄다.

기술적인 변화는 있었다. 스포츠넷에 따르면 채프먼은 올시즌을 준비하며 레그킥을 버리고 토텝을 선택했다. 스스로도 컨택에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만큼 조금이라도 더 일찍 몸을 땅에 고정시키고 스윙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나치게 잡아당기는 타격도 레그킥과 함께 버리고 싶다는 마음도 담겼다. 우측으로 공을 많이 띄우고 싶다는 말도 했다.

빅리그 데뷔 7년차로 곧 30세가 되는 베테랑 선수가 하루아침에 전혀 다른 선수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채프먼의 바람과는 달리 타구의 발사각도는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11.4도, 개인통산 17.7도)를 기록 중이고 타구의 방향이 유의미하게 바뀌지도 않았다. 채프먼은 올시즌에도 예년과 비슷한 타구 비율(좌 38.7%, 중 38.7%, 우 22.6% / 통산 좌 39.3%, 중 37.6%, 우 23.1%)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그 외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난 향상을 보이며 시즌 초반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물론 이제 162경기 중 11경기를 치른 만큼 속단할 수는 없다. 채프먼의 성적이 레그킥을 버리고 토텝을 선택한 결과인지 여부도 확실하지는 않다. 월간 타율 4할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11경기의 짧은 기간에 최고조의 타격감을 보이며 굉장한 수치를 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채프먼이 5할에 가까운 타율을 9월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예비 FA인 채프먼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즌을 보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지난 시즌에 앞서 토론토와 맺은 2년 2,500만 달러 계약이 올시즌으로 끝나는 채프먼은 올겨울 30세 나이로 FA 시장에 나서야 한다. 올시즌 소위 'FA 로이드' 특급 활약을 펼친 뒤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완전히 달라진 채프먼은 올시즌 초반 토론토를 이끌고 있다. 과연 채프먼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맷 채프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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