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경영참여 '옛말'…경영인으로 우뚝 선 재벌家 여인들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일가 여성 경영인들이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뉴스1

남성만 경영에 참여했던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총수일가 여성 경영인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성별이 아닌 능력에 따른 평가가 이뤄지면서 여성들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가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필두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장은 2010년 호텔신라 사장직을 맡은 후 2011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는 중이다. 그는 ▲고객 중심의 사업모델 재구축 ▲수익 구조 개선 ▲신사업 발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을 올해 핵심 추진 전략으로 세우고 호텔신라를 이끌어갈 방침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 작품상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사진=로이터

이 부회장은 2005년 CJ미디어 부회장,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 등을 맡은 후 2011년부터 지금까지 CJ그룹 부회장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을 총괄 프로듀싱하는 등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한국인 최초로 2년 연속 '2022 엔터테인먼트 여성 파워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대기업에서도 여성 경영인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현대가에서는 정윤이 해비치 호텔앤리조트 사장,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등이 사업 확대에 힘 쏟는다. 해비치 호텔앤리조트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레스토랑과 건물 위탁 운영을 결합한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은 게 특징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529억원을 기록, 전년(1165억원)보다 31.2% 늘었다. 물류 자동화 사업 등을 영위하는 현대무벡스는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원팀코리아'에 참여해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분야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왼쪽)과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사진=각 사

SK바이오팜과 ㈜SK의 신약 개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 지난해 말 승진에 성공한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등도 미래가 기대되는 여성 인사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 팀장은 올해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SK바이오팜 부스를 직접 점검하는 등 경험을 쌓고 있고 박 부사장은 여성의 경영 참여를 금기시해 온 금호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편 주요 기업 총수일가에선 여성 경영인이 나오고 있으나 범LG그룹과 GS그룹은 상황이 다르다. 이 두 곳은 여성의 경영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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