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20대 두 아들 무관심 고마워”→57세 자기관리법 공개(유퀴즈)[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한국 나이 57세 배우 김희애가 본인의 인생과 일상을 진솔하게 전했다.
4월 12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89회에는 배우 김희애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희애는 1982년 데뷔해 라디오 DJ, MC, 가수로까지 활약하며 약 40년 간 사랑을 받은 배우. 김희애는 어떻게 연예계 데뷔를 하게 됐냐는 질문에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무용 선생님이 저를 예뻐하셨다. 그 선생님의 동생분이 광고 회사에 있었는데 '누나 학교에 추천할 만한 사람 해달라'고 해서 여름방학날 저는 몰랐는데 '스튜디오에 가면 증명사진을 찍어줄 거'라고. 학교에서 시키는 거니까 몇 명이서 갔는데 연락이 왔다. 무슨 회사 캐주얼 광고에 네가 됐다고. 돈도 많이 벌더라. 주말마다 가서 하다가 충무로 왔다갔다 하면서 길거리 픽업을 당해서 영화도 찍게 됐다"고 밝혔다.
김희애는 그때 캐스팅 되지 않았다면 무엇이 됐을 것 같냐는 말에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희애는 본인이 학창시절 "공부를 못했다"며 "공상을 많이 하고 다른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런 김희애는 과거 NG를 안 내는 배우로 유명했다. 김희애는 "사실 제가 대사를 못 외운다. 저는 시간이 진짜 많이 필요하다. 그렇게 오래 외우니까 장기 기억으로 넘어간 것 같다. 툭 치면 대사가 나올 정도로 해야 외워졌다. 요즘은 주 52시간이 도입이 됐지만 10년 전만 해도 하루에 30신을 찍고 그랬다. 제가 빠지는 신이 없으니 한 권이 다 저인 경우가 많았다. 그냥 죽기 살기로 외우는 거다. 이동하면서 차에서도 외우고 자면서도 외우고 그 당시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두 아들의 엄마'로서의 인생도 말했다. 1996년 결혼해 현재 결혼 27년 차를 맞이한 김희애는 1998년생, 2000년생 두 아들을 두고 있었다. 김희애는 아들들의 나이가 26살, 24살이라는 계산에 되레 "그렇게 되나요? 걔가 그렇게 나이가 많아요?"라며 깜짝 놀랐다.
이어 본인의 경우 집에서 어떤 엄마냐는 질문에 "그냥 똑같다"며 "우리집 식구들은 애들을 포함해 엄마가 배우라고 인지를 안 하는 것 같다. 얘기를 나눠본 적도 한 몇 번 있나? 그 정도다. 제가 출연한 거 절대 안 본다. 의도적인지 재미가 없어서인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게 너무 좋다"고 답했다.
김희애는 보면서 얘기를 안 하는 거일 수도 있지 않냐는 말에 "짤이 도는 거나 이런 것을 볼 수도 있겠지만 전혀 노코멘트다. 한 번은 물어본 적이 있다. '친구들이 엄마가 출연한 작품 때문에 놀리거나 곤란하지 않니?'라고. '전혀. 내 친구 중 말하는 애 1도 없고 배우로서 하는 건데 왜 그런 생각을 하지?'라고 하더라. 너무 놀랐다. 내가 촌스러운 거구나. 적당한 무관심이 너무 좋다"며 고마워했다.
김희애에게 조세호는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궁금해했다. 아침에 아들들이 늦잠을 자면 어떻게 깨우냐고. 이에 김희애는 "정확한 대답보다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저는 잔소리를 안 하는데 하나 하는 게 일찍 자라는 것, 또 하나는 이불 정리하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희애는 이불 얘기만큼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는 "갖은 방법으로 (잔소리를 한다). 한 번으로 안 된다. 지금도 완성이 안 됐다. 끊임없이 얘기하려 한다. '이불 정리를 해라. 그게 네 자신을 위해 좋은 거다'라고. 공부하라고는 한 적이 없다. (이불 정리를) 왜 남의 손을 시키냐. 1분도 안 걸리지 않냐. 그것도 안 해서 뭘하려고 하냐"고 따끔하게 말했다.
김희애는 반대로 아들들이 자신에게 주로 하는 말은 "주로 돈이 필요하거나 배고프거나"라면서 "그러면 저한테 오더라. 그래서 농담으로 '넌 배고프면 오더라'고 하니까 자기도 의식 못했는데 그랬다는 거다. 다음부턴 딴 얘기를 하는데 그 다음 얘기가 '배고프다'는 것"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희애는 아들을 출산 후 7년 공백기를 가졌던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아들들이 연년생이라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 없이 살았다"고. 그는 그동안 무슨 생각을 했냐는 물음에 "TV나 영화를 보면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하나.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거리감도 있고 벽이 있더라. 일이라는 건 생활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소중한 거라는 걸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김희애는 공백기 이후 복귀를 하면서는 "저에게 너무 소중한 작품이기 때문에 귀하게 했다. 혼자서 리허설도 해보고 정말 너무 열심히 했다"면서 "사람이 뭔가 하고 있다는 건 자존감을 키워준다. 그런 의미에서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존재의 이유를 느끼게 해준다"고 밝혔다.
김희애가 불륜녀로 파격 변신한 '내 남자의 여자'도 복귀 후 만난 작품. 그는 해당 작품이 국민 딸 이미지를 벗어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줬다며 캐스팅을 해준 김수현 작가에 대한 감사를 드러냈다. 이어 김수현 작가에 대해 "되게 무서운 분으로 알려져 계시잖나. 물론 카리스마가 있으시다. 지금도 전화를 하면 떨린다. 그렇지만 실제론 굉장히 인간적이시고 너무 멋진 분"이라고 극찬했다.
김희애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도 유명했다. 매일 6시 기상해 운동을 하고 초코과자도 제대로 먹어본 적 없다는 김희애. 그는 "어떨 땐 먹는다. 먹고 싶으면 먹는다. 굳이 먹고 싶은데 막 참고 그러진 않고 피자도 먹고 닭고기도 먹는다"면서도 가장 최근 언제 피자를 먹었냐는 질문에 "먹고 싶다"고 답하며 꽤 오랜 일임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피자 외에도 맛있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최근 촬영장에서도 달걀 2개를 넣은 컵라면을 사먹은 일화를 자랑했다.
김희애의 자기 관리엔 공부도 들어갔다. 가족 여행 중에도 영어교재를 펴서 공부를 했다고. 김희애는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를 묻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고 나면 행복하다. 그걸 해야 마음이 편안하고 제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특히 여행을 가서 해야 꿀맛이다. 그냥 완전 노는 것보다 짬을 내서 조금 하고 나면 그게 아주 꿀맛"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희애는 본인에게 있어 '드라마'의 의미를 묻자 "괴로웠다. 너무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많이 아팠던 것 같다. 맨날 하기 싫었다. 그런데 하기 싫고 힘든 걸 해야 행복이 온다. 힘든 부분은 반드시 지나가야 한다. 힘들었던 깊이만큼 성취감이 있고 행복이 오더라. 그게 모아져 이 나이가 됐지만 담아두고 싶지 않다. 다 흘려보내고 그냥 다 담고 싶지 않다"면서 울컥 눈물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희애는 "제가 100% 사랑하고 올인하지 않는다면 누가 그 작품을 사랑하고 올인해 보겠냐.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던 지난날인 것 같다"고 배우로서의 삶을 되짚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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