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아내’ 송진우 “자녀 친구들이 역사 문제로 나쁘다 공격 걱정”(일타강사)[어제TV]

서유나 2023. 4. 13.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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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배우 송진우가 일본인 아내를 둔 다문화 가정으로서 고민을 드러냈다.

4월 12일 방송된 MBC 예능 '일타강사' 22회에서는 럭키, 알베르토, 다니엘이 일타강사로 출연해 가르침을 선사했다.

이날 일타강사로 나온 한국살이 28년 차 럭키, 17년 차 알베르토, 16년 차 다니엘은 모두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찐 프로' 대한외국인. 세 사람은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이 총 몇 명일 것 같냐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2021년 기준 외국인의 수는 213만 명, 2006년에 불과 53만 명인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수치였다.

세 사람은 "우리를 통해서 외국인의 사고방식을 알아가고 외국인에게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직접 겪은 울고 웃었던 한국 정착기를 통해 공존하는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겠다고 했다.

석탄 관련 사업을 하면서 한국 기업과 알게 된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럭키는 사기를 당한 경험을 공개했다. 그는 "서울대어학당에서 공부할 때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외국인이 방송에 필요했다. 방송을 하게 되는데 출연료가 생기잖나. 같이 다니는 매니저 형님이 어머니가 아프다고 빌려달라고 해서 400만 원을 드렸다. 시간이 지나 달라고 하니 '우리 엄마가 밥도 해줬는데 넌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며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더라"고 회상했다.

또 럭키는 "2002년 2003년 '야인시대'를 했을 때도 출연료를 2천만 원 가까이 받았다. 엄청 큰 돈이잖나. 그것 때문에 제가 노동부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됐고 형법을 알게 됐다. 돈을 빌려주면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혀 웃픔을 자아냈다.

중국 유학 중 현재의 한국인 아내와 사랑에 빠지며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는 알베르토는 "한국에 오니 물가가 비슷하더라. 제가 이탈리아에서 200만 원 정도 알바해 들고 왔는데 모자라더라. 춘천에서 김밥천국 덕분에 살았다. 당시 김밥 한 줄이 천 원이었다. 주먹밥도 천 오백 원. 맨날 이런 거 먹으면서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6개월 지나니 춘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서울에 와서 일을 해야 하는데 살 곳이 없었다. 춘천에서 만났던 형이 본인 이모가 서울에 산단다. 원하면 이모네 집에서 잘 수 있다고. 이모님이 아이가 셋인데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받아주셨다. 맨날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을 차려주시고 셋째 아들 방을 제게 주셨다. 만약 제가 영어 원어민이면 아이들에게 영어도 좀 가르칠 텐데 제가 오히려 한국말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건 한국에만 있을 수 있는 일. 정으로 6개월간 재워 주시고 덕분에 잘 풀려 대기업도 취업했다"며 요즘도 "자주 인사를 드린다. 아이 셋이 그때는 아기였는데 다 커서 아이 생일이면 선물을 보내드린다. 평생 갚아야 할 입장이라 언제나 부족하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들은 한국에 와서 보고 놀란 것으로 한국 식당의 호출벨, 꿀을 찍어먹는 고르곤졸라 피자, 파인애플 피자, 저렴한 해산물 가격, 식당에서 쓰는 가위 등을 언급했다.

이어 외국인에게 인기 많은 K-푸드로 코리안 바비큐(삼겹살), 닭볶음탕, 찜닭, 쌈장을 말했다. 특히 알베르토는 "고향 갈 때마다 부채, 하회탈, 기념품 다 필요없다. 쌈장 10㎏만 가져가면 된다"며 "이탈리아엔 식전주 문화가 있다. 채소를 올리브 오일에 찍어서 많이 먹는다. 쌈장에 찍어 먹으면 최고다. 또 요리 활용도가 너무 좋다"고 극찬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깻잎을 좋아한다"고 말해 반전을 안겼다. 외국인들이 깻잎 향을 싫어한다는 말이 인터넷상에 떠돌기 때문. 알베르토는 "선입견 같다. 저는 깻잎을 싫어하는 외국인을 본 적이 없다"며 "외국인이 깻잎을 싫어한다는 소문은 상추회사에서 퍼뜨린 것일 것"이라고 너스레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날 알베르토는 한국에 와서 영어공포증이 생긴 사실도 고백했다. 알베르토는 "이탈리아어와 중국어는 잘 했는데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 그 당시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서양 사람을 보면 '얘 영어 잘하겠다'고 생각했다. 춘천에 있을 때 멀리서 외국인이 보일 때마다 영어로 말 걸까 봐 피했다. 영어를 한국에 와서 배웠다"고 고백했다.

럭키는 한국 안에서 겪은 선입견에 대해 전했다. 그는 '비정상회담' 당시 출연자들과 이태원에서 뒤풀이를 하게 됐는데 한 가게에서 "외국인 등록증을 확인하고 스위스 친구, 프랑스 친구는 통과했다. 저는 인도라고 써있으니 '인도, 몽골, 파키스탄은 그냥 안 된다'고 하더라"고 차별 당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뒤에 있던 한국 사람이 '비정상회담' 나오는 인도 사람이 시비가 붙었나 보다며 SNS에 올리고 저를 해시태그를 했다. 저는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다음날 신문에 다 나가고 식당 사장님이 직원들이 맘대로 했다며 해고를 했다고 하더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다니엘은 반대로 "독일에서 왔다고 하면 보통 한국 분들이 좋게 생각해 주신다. 예전 왔을 때까지만 해도 독일을 모든 것의 모범 국가로 삼던 분도 계시더라"며 "그 환상을 깨고 싶은 게 독일을 까고 싶은 게 아니라, 최대한 다른 나라를 접했을 때 어떤 선입견도 안 가지는 게 건강한 것 같다. 환상을 가지면 실망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알베르토는 다문화 가정을 보는 시각에 대해 설명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인의 아이들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교육받으며 정체성 혼란을 받지 않게 되고, 어른들도 교육을 통해 인종차별을 덜하게 될 거라고.

이를 듣던 일본인 아내와의 사이에 두 아이를 둔 송진우는 "저한테도 솔직히 해당되는 말이다. 아무래도 한일 부부니까 역사적인 걸 배제할 수가 없다. 정립이 안 된 초등학교 친구들은 공격을 한다. '너는 나쁜 일본 사람이야'라고. 선생님과 어른들이 잘 방향성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알베르토는 "저희 아들도 임진왜란 배우고 집에 와서 '일본 사람들이 나쁘다'고 한다. 아내가 불러서 '나쁜 나라, 착한 나라는 없다. 이건 역사고 일본 사람이고 한국 사람이고 이탈리아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 있고 착한 사람이 있다'고 설명하니 아이들이 알더라"고 조언했다. (사진=MBC '일타강사'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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