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도 무용지물’…안전펜스 없는 도내 어린이보호구역 [현장, 그곳&]

“차도와 인도를 구분할 안전펜스 하나가 없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데 무슨 어린이보호구역인가요?”
12일 오전 8시30분께 화성시 송산면의 A초등학교 앞. 아이들의 등교를 위해 온 학부모들의 차량과 인근을 지나는 차량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차도와 인도를 구분할 안전펜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등교하던 아이들은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벽쪽으로 몸을 붙였다 떼기를 반복하며 위태롭게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은 어린이집부터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한 곳에 모여 있어 평소에도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인데다 인도 자체도 구분돼 있지 않아 안전 펜스 설치가 시급해 보였다. 매일 아침 아이를 등교시킨다는 학부모 유지희씨(가명·38·여)는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달리는 차들과 눈치싸움을 해야 한다”며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울타리도 없는데 무슨 어린이보호구역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B초등학교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4차선 도로 구간은 펜스 없이 뻥 뚫려 있었고, 안전펜스를 설치한 구간은 100m 가량에 불과했다.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경기도내 어린이보호구역 일부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8일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당시 안전펜스가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유치원, 초등학교 일대에 지정된 어린이보호구역 수는 지난해 기준 총 3천877곳이다. 지난 2020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엔 신호등과 과속 단속카메라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안전펜스는 의무 설치가 아닌 권고에 그치고 있어 설치율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최근 4년간 도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2019년 297건, 2020년 288건, 2021년 358건, 2022년 353건으로, 1천439명이 다치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린이가 보행로를 이탈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안전 확보를 위해 안전펜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이면도로인 곳은 펜스 설치가 불가해 도로 표식 등으로 어린이보호구역임을 강조하고 최대한 인도를 확보했다”며 “펜스 설치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라 설치 요청이 있으면 현장 조사를 통해 추가로 안전펜스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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