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시선] 창업가가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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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선 없던 창업 의지도 생겨난다"는 말이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창업자 못지않게 '망해본 자'들도 많다.
SVB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에겐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야말로 죽다 살아났다는 한 한인 스타트업 관계자는 "적어도 실리콘밸리에선 창업자가 외롭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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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선 없던 창업 의지도 생겨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라서다. 실리콘밸리에는 창업자 못지않게 '망해본 자'들도 많다. 첫 창업이 잘 안 돼도 그 경험을 토대로 다시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곳에 창업자가 넘치는 건 그런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달 터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는 실리콘밸리가 왜 실리콘밸리인지를 새삼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파산으로 가치가 퇴색되긴 했지만, 사실 SVB 자체가 실리콘밸리의 힘이었다. SVB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에겐 단비 같은 존재였다. SVB에 돈을 맡겼던 이들 중엔 SVB가 '스타트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은행'이었다고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SVB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신용이나 자산이 없을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아서, 다른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을 때도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대출을 내줬다고 한다. 그래서 SVB 고객 중엔 미국 내 기반이 없는 외국인들이 특히 많았다. SVB 같은 은행의 존재는 전 세계 창업가들이 이곳에서 도전할 수 있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정부의 SVB 거래 중지 결정 후 사실상의 구제 발표까지 이틀 동안 벌어진 일들도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을 확인시키기 충분했다. SVB에 돈이 물리지 않은 사람들, SVB 붕괴로 타격받을 게 없는 사람들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제 일처럼 발 벗고 뛰었다. '혁신을 구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돌았고, 하루 만에 1만 명 이상이 이름을 올려 연대했다. "혹시 SVB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면, 어떤 식으로든 도울 테니 연락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들도 있다. 그야말로 죽다 살아났다는 한 한인 스타트업 관계자는 "적어도 실리콘밸리에선 창업자가 외롭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정부가 끝내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피해는 예상보다 작았을지 모른다. 묶인 돈 때문에 결국 회사 문을 내리는 이들이 생겼겠지만, 그중엔 분명 다른 스타트업 창업으로 재기에 성공하는 이들도 나왔을 것이다. 스타트업 하기 좋은 시스템과 환경이 갖춰져 있는 곳이 실리콘밸리라서다.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잠시 상상해봤다. 안타깝게도 다른 그림이 그려졌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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