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알뜰폰 정식 인가… 은행들 非금융 사업에 ‘물꼬’

강우석 기자 2023. 4.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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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리브엠)을 정식으로 인가하면서 앞으로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관련 사업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

이번 알뜰폰 서비스의 인가를 계기로 앞으로 시중은행들이 '이자 마진'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비금융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당국이 알뜰폰 사업을 금융회사의 정식 업무로 인가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다양한 비금융 사업 진출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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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알뜰폰 규제개선 요청 수용
‘잠정 허가’ 리브엠 부수업무로 지정
금융사들 사업 다각화에 속도낼듯
일각선 골목상권 침해 논란 제기
금융당국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리브엠)을 정식으로 인가하면서 앞으로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관련 사업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 이번 알뜰폰 서비스의 인가를 계기로 앞으로 시중은행들이 ‘이자 마진’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비금융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에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와 관련한 규제개선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금융권의 첫 혁신금융서비스로 시작된 리브엠은 최근 가입자 40만 명을 넘기는 등 업계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사업은 당국의 잠정 허가를 통해 한시적으로만 운영돼 왔다. 당국이 이날 리브엠을 부수업무로 지정할 뜻을 밝히면서 앞으로는 은행들이 당국의 별도 허가 없이 알뜰폰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KB국민은행이 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 만료일이 도래함에 따라 관련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며 “금융위는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사해 규제 개선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리브엠이 저렴한 통신요금제를 확산시키고, 금융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늘릴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당국이 알뜰폰 사업을 금융회사의 정식 업무로 인가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다양한 비금융 사업 진출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이자 마진에 의존하고 있어서 은행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등 강력한 금융 규제 때문에 은행권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도입해 은행들이 허가된 경우에 한해 한시적으로 비금융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가 정식 서비스로 인가된 첫 번째 사업이다.

은행권은 이 밖에도 다른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부대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중고차 거래 서비스 ‘원더카 직거래’를 출시했고 지니뮤직과 협업해 앱에서 음원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앱에서 꽃 배달을 주문할 수 있는 이색적인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앱 이용 고객이 택배,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뱅킹 앱의 플랫폼 가치를 높여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종 업계와 경쟁하기보다는 이종 산업과 협업하거나 아예 자체적으로 신사업을 펼치는 방식으로 다각화하는 분위기”라며 “알뜰폰이 은행의 부수 업무로 인정된 만큼 이런 움직임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이자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은행들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뜰폰 사업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계기로 은행의 비금융사업 진출에 속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을 잘 풀 수 있는지 등의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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