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부모 고향’ 찾은 바이든, 美인구 9.5% 아일랜드계 표심 공략
이채완 기자 2023. 4. 13. 03:02
벨파스트 평화협정 25돌에 순방
아일랜드계 케네디 이후 60년만
문건유출 등 혼란속 대선의식 행보
아일랜드계 케네디 이후 60년만
문건유출 등 혼란속 대선의식 행보
바이든 영접하는 英총리… 벨파스트 시내 삼엄한 경비 아일랜드계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나흘 일정으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뿌리 찾기’ 방문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제인 하틀리 주영 미국대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위쪽 사진). 바이든 대통령이 묵을 예정인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호텔 주변에서 경찰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다. 벨파스트=AP 뉴시스 |
증조부모가 아일랜드 출신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11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공항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은 14일까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를 잇달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북아일랜드에서 30년간 이어진 유혈사태를 봉합한 ‘벨파스트 평화 협정’ 25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 기소, 기밀문서 유출 사태 등으로 미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아일랜드계 미국인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바이든 “벨파스트 협정 25주년 기념”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오후 9시경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떠나기 전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정치 교착 상태를 해결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가 체결한 벨파스트 협정은 1960년대부터 북아일랜드에서 30년 넘게 이어진 유혈 사태에 마침표를 찍은 평화 협정이다. 1949년 영국과의 독립전쟁 후 아일랜드는 공화국을 선포하고 북아일랜드는 영국 영토로 남았다. 그 여파로 북아일랜드는 ‘영국 잔류’를 원하는 통합파와 아일랜드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민족주의자로 분열됐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1960년대 양측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됐고 30년간 분쟁이 지속되며 3500명 넘게 숨졌다.
벨파스트 협정으로 북아일랜드는 영국 영토로 남고 양측에서 인력과 물품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영국에서 유일하게 유럽연합(EU)과 영토를 맞댄 북아일랜드는 브렉시트 이후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등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으며 사회적 혼란이 고조돼 왔다. 특히 영국과의 통합을 주창해온 민주연합당(DUP)이 교역장벽으로 인해 영국과의 단일성이 훼손됐다며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벨파스트 협정에 따라 북아일랜드는 영국계와 아일랜드계의 갈등 완화를 위해 연방주의 정당과 민족주의 정당 간 연정(聯政)을 통해 공동정부를 꾸려야 한다.
● 美 아일랜드계 유권자 공략 의도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북아일랜드 방문에 대해 벨파스트 협정의 의의를 기린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대선 출마를 앞두고 아일랜드계 미국인 유권자의 호감을 얻으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 내 아일랜드계는 2021년 기준 전체 인구의 9.5%(약 3150만 명)에 달한다.
CNN은 “벨파스트 협정은 20세기 미국 외교의 가장 성공적인 유산 중 하나”라며 “기밀문건 유출 등으로 혼란에 빠진 미국 사회에서 민주당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벨파스트 협정 체결 과정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조지 미첼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결실을 끌어냈다.
이번 방문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총 45명의 미국 대통령 중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는 35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유일했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아일랜드 방문에 동행한 브렌던 보일 민주당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3년 아일랜드를 방문한 지 60년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했다”며 연관성을 강조했다.
바이든은 평소 공식 석상에서 스스로를 ‘아일랜드의 아들’로 칭하고 아일랜드 시를 즐겨 인용하는 등 아일랜드계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해왔다. 그는 2016년 부통령 신분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도 “대통령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먼 친척들이 거주하는 라우스주와 메이오주를 찾을 예정이다.
● 바이든 “벨파스트 협정 25주년 기념”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오후 9시경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떠나기 전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정치 교착 상태를 해결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가 체결한 벨파스트 협정은 1960년대부터 북아일랜드에서 30년 넘게 이어진 유혈 사태에 마침표를 찍은 평화 협정이다. 1949년 영국과의 독립전쟁 후 아일랜드는 공화국을 선포하고 북아일랜드는 영국 영토로 남았다. 그 여파로 북아일랜드는 ‘영국 잔류’를 원하는 통합파와 아일랜드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민족주의자로 분열됐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1960년대 양측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됐고 30년간 분쟁이 지속되며 3500명 넘게 숨졌다.
벨파스트 협정으로 북아일랜드는 영국 영토로 남고 양측에서 인력과 물품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영국에서 유일하게 유럽연합(EU)과 영토를 맞댄 북아일랜드는 브렉시트 이후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등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으며 사회적 혼란이 고조돼 왔다. 특히 영국과의 통합을 주창해온 민주연합당(DUP)이 교역장벽으로 인해 영국과의 단일성이 훼손됐다며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벨파스트 협정에 따라 북아일랜드는 영국계와 아일랜드계의 갈등 완화를 위해 연방주의 정당과 민족주의 정당 간 연정(聯政)을 통해 공동정부를 꾸려야 한다.
● 美 아일랜드계 유권자 공략 의도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북아일랜드 방문에 대해 벨파스트 협정의 의의를 기린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대선 출마를 앞두고 아일랜드계 미국인 유권자의 호감을 얻으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 내 아일랜드계는 2021년 기준 전체 인구의 9.5%(약 3150만 명)에 달한다.
CNN은 “벨파스트 협정은 20세기 미국 외교의 가장 성공적인 유산 중 하나”라며 “기밀문건 유출 등으로 혼란에 빠진 미국 사회에서 민주당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벨파스트 협정 체결 과정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조지 미첼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결실을 끌어냈다.
이번 방문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총 45명의 미국 대통령 중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는 35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유일했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아일랜드 방문에 동행한 브렌던 보일 민주당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3년 아일랜드를 방문한 지 60년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했다”며 연관성을 강조했다.
바이든은 평소 공식 석상에서 스스로를 ‘아일랜드의 아들’로 칭하고 아일랜드 시를 즐겨 인용하는 등 아일랜드계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해왔다. 그는 2016년 부통령 신분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도 “대통령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먼 친척들이 거주하는 라우스주와 메이오주를 찾을 예정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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