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첨단 세탁으로 세탁 산업 판도 바꿀 것”

임경업 기자 2023. 4. 13.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런드리고’ 조성우 대표

“코로나를 겪은 지난 1년 새 세탁 물량이 3배 늘었어요, 하루 3만벌이죠. 팬데믹과 AI(인공지능)의 힘입니다.”

/박상훈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난 런드리고(회사명 의식주컴퍼니) 조성우<사진> 대표는 “팬데믹 기간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해 본래 강서구에만 하나 있던 세탁 공장을 4개로 늘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런드리고가 작년 4월 경기도 군포에 지은 공장은 단일 세탁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1만2000㎡·축구장 2개 규모)다.

2018년 창업한 런드리고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다. 집 앞 세탁 보관함에 세탁물을 넣어두면 배송 기사가 수거해, 세탁 후 배송해준다. 현재 런드리고의 하루 이용자는 약 4000명, 지난해 매출은 370억원을 기록했다.

런드리고의 이 같은 성장은 팬데믹 효과도 있었지만, 세탁 공정에 다양한 기술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세탁 공장에 적용한 ‘AI 스캐너’가 대표적이다. 조 대표는 “옷이 입고되면, AI가 자동으로 옷의 소재와 종류를 인식하고 사진을 찍는다”며 “그다음 물빨래, 드라이클리닝 등 옷에 적합한 세탁 공정으로 분류해 기계가 자동으로 옷을 옮긴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 세탁소에서 세탁물에 바코드를 찍고, 표지를 남기는 작업을 대체한 것”이라며 “세계 최초의 AI 기반 세탁 입고 기술”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비대면 세탁 서비스 주문이 많아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달성됐고, 여기에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세탁물당 비용이 줄고 속도도 빨라진 것이다.

런드리고는 최근 다양한 세탁 사업에 진출 중이다. 지난해 무인 세탁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펭귄하우스와 아워홈의 기업 대상 세탁 사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 2년간 받은 투자금 800억원을 활용했다. 조 대표는 “종전 40개 점포였던 무인세탁소에 비대면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점포가 120개 수준으로 늘었다”며 “서울 시내 주요 고급 호텔의 침구를 세탁하는 사업도 관광업이 살아나면서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런드리고가 두 번째 창업이다. 첫 번째 창업은 2011년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덤앤더머스’라는 회사였다. 창업 5년 차였던 2015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회사를 매각했다. 두 번째 창업 아이디어는 해외여행 중에 얻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갔다가, 주차했던 차량 유리를 깨고 도둑이 물건을 모두 훔쳐가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도둑이 가방에 담아놨던 빨랫감만 두고 간 것을 보고 창업을 떠올렸다. “도둑도 안 가져가는 거라면 집 앞에 빨래를 둬도 되겠다고 판단했죠. 새벽에 수거해서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 대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세탁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7년 전쯤 배달의민족에 근무할 때, 김봉진 창업자가 배달 로봇을 회사에 가져온 적이 있었어요. 모두가 ‘서빙·배달을 어떻게 로봇이 하느냐’고 회의적이었죠. 하지만 결국 로봇이 활약하는 시대가 왔잖아요. 세탁도 AI와 기술을 접목해 비즈니스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