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옥철’ 김포도시철도, 대형사고 언제 터질지 불안하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는 ‘지옥철’로 악명이 높다. 출퇴근 시간에 숨쉬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밀어대면서 호흡곤란을 느낀다거나, 압사 사고가 언젠가 터질 것 같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11일 출근 시간에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승객 2명이 쓰러졌다. 빽빽한 전동차를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한 직후 10대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쓰러져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폭설이 내린 지난해 12월21일에도 전동차에 타고 있던 한 여성이 호흡곤란을 호소, 119구급대가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2019년 9월 개통된 김포도시철도는 김포 한강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2량짜리 전동차다. 출퇴근 시간이면 열차는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해 승객들은 옴짝달싹 못한 채 사방에서 누르는 압력을 참아내야 한다. 전동차는 정원이 172명이지만 오전 7, 8시 출근 시간대엔 정원의 두 배가 넘는 시민이 이용하면서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종종 나온다. 이용객들은 압사 사고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과밀 해소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승객 과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2월24일부터 출근 시간대 전동차 배차 간격을 조정하긴 했다. 하지만 3월 들어 학교가 개학해 이용객이 늘면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월 출근 시간대 일평균 승객 수는 7만7천여명이었으나 3월 들어선 7만8천여명으로 1천명가량 증가했다. 혼잡도가 더 심각해졌다.
김포도시철도는 고장이 잦아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개통 뒤 3년간 2천여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전동차는 2019년 운행 시작 전부터 떨림 현상 등 결함이 확인돼 두 차례 개통이 연기됐다. 개통 후에도 부품 고장 등으로 전동차가 멈춰 서는 사고가 잇따랐다. 2020년 12월에는 퇴근 시간대 종합제어장치 고장으로 600여명의 승객이 1시간가량 열차 안에 갇히는 사고도 있었다. 일부 승객들은 호흡곤란과 불안 증세를 호소했다. 지난 2월14일에는 철도 종합관제실에서 불이 나 열차 운행이 최대 1시간가량 중단됐다.
김포시 인구는 각종 택지개발로 꾸준히 증가하는데 서울 연결 교통망은 확충되지 않아 김포도시철도 승객은 더 몰릴 것이다.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늘 불안하다. 언제 고장이 날지, 언제 압사 사고가 발생할지 조마조마한 마음이다. 이런 위급 상황인데도 회사 측은 내년 9월에나 6편성(12량)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추가 편성 때까지 뾰족한 혼잡도 개선책이 없으니 답답하다. 김포시와 경기도, 서울시, 국토부 등 관련기관이 협의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예고된 위험을 앞에 두고 안일하게 대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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