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문건유출 매우 심각하게 인식… 경위 샅샅이 조사”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3. 4. 13.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기밀문건 유출의 직접 당사자로 꼽히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1일(현지 시간) 현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방공망 및 무기 보유 현황 등으로 조만간 전쟁이 끝날 수 없을 것으로 미국이 자체 진단한 정황이 이번 유출로 드러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건은 올 2월28일-3월1일 자료”
NYT “대부분 진본”… 동맹들 당혹
러軍 감시하던 美정보망 흔들려
우크라 대반격 여름으로 미뤄질듯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뉴시스
미국 기밀문건 유출의 직접 당사자로 꼽히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1일(현지 시간) 현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고 미국을 안전히 지키려는 노력을 무엇도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의 보도로 유출 파문이 알려진 후 오스틴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언제, 누가, 어디서 (기밀문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지금은 모른다”며 “(유출) 경위와 범위를 찾아낼 때까지 샅샅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출 문건이 올 2월 28일, 3월 1일자 자료라는 사실도 처음 공개했다.

그간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물론이고 한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캐나다, 이집트 등 문건에 등장한 주요국들은 모두 “문건 일부가 허위”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NYT는 “대부분 진본이며 조작된 일부 또한 애초 유출본은 수정 없이 (온라인에) 게재됐다”고 보도해 바이든 행정부와 동맹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유출 과정을 조사하는 데도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등 당분간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 즉 ‘바이든 독트린’의 핵심인 ‘동맹 강화’와 ‘우크라이나 지원’이 모두 위협받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진단했다. 특히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으로선 동맹과의 신뢰 및 정보 공유 약화가 큰 타격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방공망 및 무기 보유 현황 등으로 조만간 전쟁이 끝날 수 없을 것으로 미국이 자체 진단한 정황이 이번 유출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당초 올봄 러시아군에 대반격을 하려던 우크라이나군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치매체 더힐은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대반격 시점을 당초 알려진 올봄이 아닌 ‘올여름’으로 늦춰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문건 유출로 러시아군을 감시하던 미국의 정보 수집망이 파괴될 위험에 처했고, 그간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됐던 미국의 정보 또한 예전처럼 지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번 유출로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특수부대원 97명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도 서방 주요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 유출이 올 1월부터 게이머에게 인기가 많은 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의 단체 채팅방에서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영국 탐사매체 ‘벨링캣’이 9일 보도 했다. 가디언은 11일 “군사정보에 민감한 게이머들이 논쟁을 벌이다가 기밀이 새는 일이 드물지 않다”며 “2020년 이후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 ‘워 선더’ 대화방에서 무기 관련 기밀 문건이 유출된 사례만 10건 이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