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화정아이파크 수습에 2년 연속 실적부진…올해도 안갯속
2년간 3400억 원 손실 반영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2년 연속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외벽이 붕괴된 광주화정아이파크의 사고 수습 비용 3400억 원이 2년에 걸쳐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올해부터는 해체공사 등에 따른 추가 손실은 없을 예정이지만 건설경기에 먹구름이 가시지 않아 회사의 반등 여부는 미지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전년 대비 57.4% 줄어든 116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3조29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현대산업개발 실적은 지난 2020년부터 내림세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 5857억 원에서 2021년 2734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000억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매출 역시 2020년 3조6702억 원에서 2021년 3조3639억 원으로 뒷걸음질쳤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역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2202억 원, 2021년 1763억 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502억 원으로 급감했다. 기타손실이 전년 5214억 원에서 9617억 원으로 급증한 영향이다. 이자수익과 금융수익이 전년 대비 각각 60.7%, 70.4% 증가했지만 총 손실의 증가분을 메꾸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주택시장이 침체한 영향과 함께 광주화정아이파크 재시공에 따른 비용이 다양한 항목으로 반영되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의 지난 2년간의 실적에는 광주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에 따른 손실액이 반영됐다. 우선 회사는 2021년 실적에 재시공 비용 1755억 원을 소급 적용했다. 지난해 1월 사고 발생 후 전년도 회계에 손실 추정 금액을 반영한 것이다.
이후 지난해 5월 단지의 전면 재시공 결정이 내려지며 회사는 추가손실 추정금액 1646억 원을 한번 더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2년 동안 총 3401억 원의 손실이 적용된 것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그동안의 사고 수습에 따른 손실 반영은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이달부터 시작된 화정아이파크 철거 비용까지 모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부터 화정아이파크 해체공사를 위한 관계기관의 인허가 승인과 공사 중지 해제 등 행정절차를 마치고 작업에 착수했다. 해체공사는 약 2년간 진행돼 2025년 상반기 중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고 관련 비용을 모두 반영해 올해부터는 해체공사 등에 따른 회계상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반등의 걸림돌은 남아있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함께 건설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하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지난달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한 72.2를 나타냈다. 지수가 기준선(100) 이상이면 건설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미만이면 비관적 전망이 많음을 의미한다.
급등한 건설 원자재 가격의 부담도 여전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건설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산정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0년 124.84에서 지난해 142.38로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150.93 수준을 나타내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시작된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은 종전하더라도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종전 후 복구작업이 시작되면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내리지 않을 수 있어 건설경기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실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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