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알바' 유혹…구인사이트 '무법 지대'

[앵커]

강남 학원가에서 피해자들에게 마약 음료를 전달해준 피의자들은 "구인구직 사이트와 SNS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봤다"고 진술했는데요.

구인구직 사이트가 다단계 점조직 범죄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한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분야별로 아르바이트 모집 글이 올라오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입니다.

모집 글은 드문드문 올라오고, 편하게 목돈을 구할 수 있다는 제목으로 관심을 유도합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려고 하니 결제하라는 문구가 뜹니다.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이 섞인 음료를 건넨 피의자 중 일부는 이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공고를 접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네 시간에 2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고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은 별다른 소득이 없는 20대 대학생들과 40대 가정주부였습니다.

특히 20대 피의자는 대학생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고액 알바 모집 글을 접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대면편취형 범죄였습니다.

경찰대학 범죄수사연구원에서 발행한 자료를 보면, 이들의 범행 가담 경로는 지인 소개와 구직활동으로 나뉘는데 구직활동의 경우 인터넷 구직사이트나 SNS 등에서 고액알바, 단기알바 등의 광고를 보고 연락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나마 대형 구인·구직 사이트는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도록 하거나, 전담팀을 만들어 이를 검수하고 있지만, 소규모 사이트와 SNS에서는 버젓이 범죄를 광고하는 글들이 적지 않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불법적 영업을 막지 아니했을 때는 범죄와 이 사업자를 연계시켜서 적어도 형법상 방조로 처벌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보이스피싱과 마약범죄가 갈수록 진화하면서 규제 강화와 함께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범정부 차원의 '플랫폼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 (1ch@yna.co.kr)

#강남마약음료 #보이스피싱 #대면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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