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 10개월 만에 ‘깜짝 반등’했다는데… 청년만 찬바람 맞은 고용시장
정부 지원 직접 일자리 확대되면서 60대 이상 55만명 늘어
15~29세 청년 8만9000명 감소…2030 실업률 오히려 증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새 47만명 가까이 늘며 10개월 만에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에 비해 시민들의 외부활동이 늘어 관련 서비스업 취업자가 증가한 결과라고 봤다. 정부가 ‘질 나쁜 일자리’로 지목한 직접 일자리 취업자 증가도 ‘깜짝’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60대 이상에서 일자리가 약 55만개 늘어나며 고용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20~30대는 실업률이 되레 높아졌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3년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22만3000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월 대비 46만9000명 증가했다. 전월(31만2000명)보다 증가 폭이 15만명 이상 커진 것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연속 둔화하다가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지난달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큰 폭 해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야외활동이 1년 전보다 크게 늘면서 관련 서비스업 취업자 수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1년 새 17만7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이 밖에도 사회복지 분야의 직접 일자리가 일부 확대된 점 역시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6000명 증가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입 감소 등 경기 둔화 영향에도 돌봄 수요와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전월보다 확대됐다”고 말했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직접 일자리 종사 비율이 높은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54만7000명 증가해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보다 더 컸다.
이 중 2만명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다.
반면 통상 첫 직장을 얻는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8만9000명 감소했다. 이 연령대의 인구 자체가 갈수록 줄어드는 영향도 있지만, 취업자 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고용률 역시 15~29세는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2.9%로 집계되며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줄었지만 20대와 30대의 실업률은 오히려 0.4%포인트, 0.2%포인트씩 늘었다.
기타 산업별 취업자 수를 봐도 고용이 호조세라고 여기기 어려웠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만9000명 감소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6만6000명 줄었다. 건설업(-4만9000명), 운수창고업(-1만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보건·복지업과 숙박·음식점업을 제외하면 정보통신업(6만5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6만명) 등에서 취업자 수가 늘었다.
정부도 최근 경기 침체 흐름을 감안하면 향후 고용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최근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 글로벌 금융불안,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 등 경기 둔화, 생산연령 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취업자 수 증가 폭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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