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中때 ‘대만 발언’ 이어 또 “유럽 독자의 길”... 난타당하는 마크롱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유럽은 다른 강대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길을 걸어야 한다”며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주 중국 방문 중 동행 기자단에 “대만 문제에 유럽이 휘말려선 안 된다” “미국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등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는 서방 동맹의 단결을 해치는 듯한 언행을 해 연일 비판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 미래’를 주제로 네덜란드 헤이그의 싱크탱크 ‘넥서스 인스티튜트’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우리는 유럽의 파트너를 스스로 결정하고, 유럽의 운명을 직접 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가 유럽의 정체성을 보전하기 위해 (타국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줬다”며 “(유럽이) 스스로 주권을 잃는 것을 용납한다면, 다른 강대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중 간 경쟁 와중에서 유럽이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되며, ‘제3의 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전략적 자율성론(論)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그는 앞으로 ‘유럽의 주권’을 구축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럽연합(EU)의 시장 통합 강화, 산업 육성 정책 도입 등 ‘EU 경제 안보 독트린’을 제시했다. 미·중에 버금가는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EU는 지금까지 (시장 개입으로 비치는) 산업 정책은 금기시했으나, 에너지 자립과 탄소 중립, 반도체 육성 등은 적극적 정책 없이 이뤄내기 힘들다”며 “미국과 중국처럼 유럽도 적극적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방 각국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에 계속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사흘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자율성’을 구축하기보다,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서방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을 실감 중인 동유럽 국가 외교 당국자 상당수가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에 공감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마크롱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유럽을 구출해주기 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려는 (모순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마크롱의 발언은 프랑스가 중국에 놀아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마크롱의 최근 발언은 자유민주주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에 힘을 실어주는 꼴만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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