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몸으로 빠져나온 이재민들…살 길 막막

김보람 2023. 4. 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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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강릉 경포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은 3백 명이 넘습니다.

강원도와 강릉시가 이재민의 주거 대책 마련 등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불이 휩쓸고 간 강릉 경포의 한 야산 일대입니다.

불길을 못 이긴 주택이 속절없이 주저앉았습니다.

60년을 함께했던 집이지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리저리 뒤져봐도 온전한 세간살이가 거의 없습니다.

["어떻게 해. 와 있었으면…. 어제께 봤으면…."]

산불에 쫓겨나 임시 대피소 텐트에서 잠을 청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불타버린 집 생각뿐입니다.

[김복래/이재민 : "다 손때 묻은 그건데 그냥 폭삭 주저앉았으니까 그거를 뭐 어떻게 이루 말할 수 있어요? 그 마음을…."]

잠자리는 구했어도 당장 생계가 걱정인 이재민도 많습니다.

삶의 터전인 펜션과 상가 등 수십 곳이 불에 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름철 성수기 전까지 복구해, 장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안영식/이재민 : "우리 집 식당하고 있는데 식당이고 뭐고 다 날아갔으니까 아무것도 없으니까 어떻게 먹고 살아요. 생계가 막막하지. 뭐해 먹고 살아요. 나이도 들고…."]

봄 농사를 준비하던 농민들은 불타 버린 하우스와 농기계 앞에서 한숨만 나옵니다.

[이세기/이재민 : "건질 게 하나도 없어요. 근데 뭐 집만 타면 괜찮은데 이 농기계가 손실이 됐기 때문에 농촌에서 지금 한창 바쁠 때인데 시작도 못 하고 다 탔으니까 이게 참 문제죠."]

강릉 경포 산불로 주택 소실 등 피해를 입은 이재민은 330여 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산불 8시간 만에 평생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구민혁

김보람 기자 (bogu060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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