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새 역사, 160.1km 광속구 '국내 투수 최초'→그런데 웃지를 못하네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한화 영건 문동주(20)가 국내 투수 중 최고 구속을 찍으며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문동주는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문동주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첫 승을 따냈다. 그 기세를 이어가려 했지만 아쉽게 흐름이 끊겼다.
출발은 좋았다. 1회 류지혁, 박찬호, 소크라테스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특히 박찬호와 소크라테스는 3구 삼진이었다.
압권은 박찬호를 상대할 때였다.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포심패스트볼을 꽂아 넣으며 삼진을 잡아냈다. 이 공의 구속이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집계로 160.1km가 찍혔다.
이는 새 역사다. 국내 투수 중 역대 최고 구속을 찍은 것이다. 종전 1위는 최대성(전 롯데)가 2012년 9월 7일 한화전에서 장성호를 상대로 158.7km를 기록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이어 안우진이 2022년 9월 30일 SSG전 김성현을 상대로 158.4km를 기록했다.
문동주는 현존 최고 파이어볼러 안우진도 넘어선 셈이다.
이전까지 160㎞를 넘긴 건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도미니카공화국)가 유일하다. 리즈는 2012년 9월 24일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조동화를 상대로 162.1km의 최고 구속을 찍는 등 10여차례나 16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졌다.
하지만 2회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볼넷과 안타로 위기를 맞은 문동주는 2사 1, 3루에서 이우성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문동주는 3회에도 주자 2명을 내보냈으나 실점하진 않았다.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4회와 5회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문동주는 6회 수비 실책이 있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며 막아냈다.
6이닝 2실점 호투에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한화 타선은 KIA 선발 숀 앤더슨에 꽁꽁 묶였다.
결국 문동주는 0-2로 끌려가던 7회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문동주의 등판하는 날이라 내심 한화는 시즌 첫 연승 행진을 기대해볼 수 있었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경기 후 문동주는 "우선 팀이 져서 아쉽다. 오늘 기록한 구속은 비시즌과 캠프 기간동안 몸을 잘 만들었고, 현재 컨디션이 좋다는 걸 알려주는 기록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에는 160km/h를 특별히 의식하진 않았다. 그래도 160km/h는 아무나 기록할수 없는 기록이니 앞으로 등판에서 내가 보여줄수 있는 구속을 잘 이용해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하게 피칭 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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