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한잔” VS “폭탄 20잔”…김영환 충북지사 산불 때 술자리 논란 지속

곽선미 기자 2023. 4. 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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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충북 제천 산불 당시 충주 한 술자리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 지사 측이 "물만 마셨다", "한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 "술판을 벌인 건 아니다"라고 말을 계속 바꾸면서 거짓말 논쟁으로까지 확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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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충북도 측 “물만→한잔→술판 안 벌려” 등 말 바꿔
박진희 충북도의회 의원 “폭탄주 만 20잔에 흥겹게 부른 노래만 두곡”
더불어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와 진보당, 민주노총, 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충북 충주시청 광장 앞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의 ‘친일파 발언’과 ‘제천 산불 중 충주 술자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1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진희 충북도의회 의원. 연합뉴스

지난달 말 충북 제천 산불 당시 충주 한 술자리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 지사 측이 "물만 마셨다", "한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 "술판을 벌인 건 아니다"라고 말을 계속 바꾸면서 거짓말 논쟁으로까지 확전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진희 충북도의회 의원은 1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수의 동석자에 따르면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라며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 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빠르게 (술을) 마신 탓인지 얼굴이 심하게 붉어졌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탄주를 수십 잔 마시고 노래까지 부르는 간담회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밤 9시 30분쯤 충주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산불로 논란이 이어지자 김 지사는 술을 마시진 않았고 해명했지만, 붉게 상기된 얼굴에 술잔을 든 모습이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퍼져 나가면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충북도 역시 논란 직후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반박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5일엔 "술을 마시긴 했지만 1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고 입장을 바꿨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그 시간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 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며 "김 지사는 참 나쁜 도지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지사는 ‘산불이 난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을 것’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3일 충북도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충북도 제공)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그 시각 매뉴얼에 따라 움직였고 산불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있었다"며 "결코 술판이 벌어질 상황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산불 상황에서 도지사가 술판을 벌이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또 "다 지나간 일을 야당의원이 끄집어내 또다시 논쟁을 일으킨다 하니, 필요하면 그날 그 자리 50분 정도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 채록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일부 언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제가 친일파거나 산불이 났는데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김 지사는 "아무리 정치라 해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라며 "이제 저 자신의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며 법률가들의 조언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지사가 갔던 술집 주인 A 씨는 기자회견장에서 김 지사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A 씨는 "김 지사가 행사 후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20여 잔 마셨다면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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