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김태효 “악의적 정황 없어…더 묻지 말라!”

김기현 2023. 4. 1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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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국가안보실을 도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부 입장은 '상당수가 조작됐다, 거짓'이라는 겁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구체적으로 더 묻지 말라면서 '미국의 나쁜 의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만 했습니다.

정작 미국은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워싱턴에서 김기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한미 정상회담 막판 조율을 위해 미국을 찾았습니다.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도감청 의혹에 집중됐는데, 이는 조작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그 (조작) 사실은 미국이 확인을 해줬고, 어떤 것이 어떻다 하는 것은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없느냐'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 제3 자가 개입이 돼 있기 때문에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이 계속되자, 조작 결론의 근거는 묻지 말라거나 질문 주제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김성한 전 실장 대화가 조작됐다는 얘긴가요, 아니라는 얘긴가요?)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마시죠. (미국 같은 경우에…)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전 떠나겠습니다. 됐습니까?"]

문서 유출 파문 전반을 조사 중인 미국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기밀 공개뿐만 아니라 우방국 감시 의혹에 따른 외교적 파장 우려 때문입니다.

[로이드 오스틴/미 국방 장관 :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뛰어난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국은 물론 영국과 이스라엘 등 여러 정부가 관련 내용은 허위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외교적 파장은 일단 봉합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유출 배경과 의도를 둘러싼 진상 규명엔 시간이 걸릴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세영 이지은

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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