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이 약’ 먹었더니... 치매 위험 49% 높아졌다
아세틸콜린은 신경 내 신호 전달 물질로서, 근육 수축, 혈관 확장, 장 운동, 침샘 자극과 같은 신경 기능에 작용한다. 의식, 기억, 학습 능력과 같은 중추신경 기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울증, 파킨슨병, 요실금 같은 배뇨 장애, 복통 등 위장 장애, 천식 같은 호흡기 장애 등이 아세틸콜린 과잉 작용과 관련 있는데, 이럴 때 아세틸콜린을 억제하는 항(抗)콜린제 약물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이 약물의 장기 부작용으로 치매 발생 위험 논란이 있었다.
미국의사협회지 내과 편에 항콜린제와 치매의 관련성을 조사한 대규모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55세 이상이고, 치매가 없는 영국인 28만4343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항콜린제 복용 여부를 조사하고, 10년 이상을 추적 관찰하면서 치매 발생을 파악했다.
그 결과, 항콜린제를 복용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3년 이상 매일 복용한 경우는 49%나 더 증가시켰다. 우울증 때문에 항콜린제를 복용한 경우는 29%, 파킨슨병은 52%, 정신 질환은 70%, 배뇨 장애는 70% 더 증가시켰다. 항콜린제를 처방하는 의사들 눈이 번쩍 뜨일만한 결과다. 다만 피부병이나 위장 장애, 호흡기 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항콜린제는 치매 위험도를 높이지 않았다.
항콜린제가 뇌에서 기억력, 학습 능력 등 인지 기능과 관련된 신경 기능을 방해하거나 혈관에 작용해서 치매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 들면 배뇨 장애, 우울증 등으로 항콜린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와 상의해서 적절한 용량과 기간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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