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도·감청 의혹 격돌..."중대 사건" vs "정치 공세"
[앵커]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정부에 대한 도·감청 의혹을 놓고 여야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격돌했습니다.
야당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고, 여당은 사실확인도 되지 않았는데 야당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맞받았습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민주당은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대한 정부 대응을 따져 물었습니다.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말 중대한 사건이, 사고가 터지고 있는데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도 하지 않았고, 아직 미국 가지도 않았는데 코뼈가 부러졌어요.]
미국이 악의를 가지고 도·감청한 정황은 없다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초기 접근 태도는 대단히 굴욕적이고 대단히 무모한 방식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요.]
민주당은 대책 없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야당이 확인되지 않은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태영호 / 국민의힘 의원 : 일각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 미군 기지가 있다는 지리적 측면을 자꾸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외국 정부 기관 시설에 대한 불필요한 혐오를 조장시키는 주장 아닙니까?]
다만 외통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의원은 다른 여당 의원들과 달리 도청 의혹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 : 진짜 중요한 건 문건이 왜곡된 거냐 안 된 거냐가 아니라 불법 감청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거 아닙니까?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적국, 우방국 없습니다.]
박진 장관은 미국이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정부 대응을 믿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진 / 외교부 장관 : 한미 간의 대등한 동맹으로서 논의하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한미 간 강력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서 합당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질의에 앞서 도청 문건에 언급된 당사자인 이문희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재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결국은 상임위가 열리는 오늘 오후에 반차를 썼습니다. 현안에 중대한 주요 증인을 누군가 빼돌린 것 아니냐는 정말 민망한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김석기 / 국민의힘 의원 : 의혹만 가지고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겠다 이렇게 하면서 관계자의 출석을 오늘 당장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감청 의혹 관련해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정치권 파장도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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