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에서 ‘투수 전향’ 3년차 나균안, 부상 시련 딛고 롯데 에이스로 “체력 키웠더니 실력도 컸네요”
“포수 유강남 너무 잘 리드해줘 승수보다 풀타임 소화 1차 목표”
프로야구 2023시즌 초반, 롯데의 1선발 투수를 꼽으라면 외국인 원투펀치가 아닌 나균안(25·사진)이다.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나균안은 11일 현재 2경기에 나와 13.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묵직한 구위와 자로 잰 듯한 정확한 제구가 경기 후반까지 이어졌다. 2승에 평균자책 0. 모두 리그 최고다.
개막전 선발 투수였던 댄 스트레일리가 2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 5.73을 기록했고 또 다른 외인 찰리 반즈가 1경기 4.1이닝 4실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나균안은 확실히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얻을 자격이 있다.
지난 11일 사직구장에서도 코칭스태프, 동료들은 나균안을 향해 “1선발”이라면서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나균안은 손을 내저었다. 그는 “외국인 투수들도 차차 컨디션이 올라오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나균안의 성적이 놀라운 것은 그가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뒤 1군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신인 투수급’에 가깝기 때문이다.
용마고를 졸업한 뒤 2017년 롯데에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포수였던 나균안은 2020년 부상으로 투수로 전향했다. 이름도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했다. 2021시즌부터 투수로 사직구장 1군 마운드를 밟은 그는 이제는 당당히 마운드의 한 축을 맡는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나균안은 지난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사인들을 보여줬다”면서 “‘더 좋은 제구’를 보여준다기보다는 ‘더 꾸준한 제구’라고 말하는 게 맞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시즌 보직을 가리지 않고 39경기에 나와 117.2이닝을 소화하며 3승8패2홀드 평균자책 3.98을 기록한 나균안은 올시즌 호투의 비결로 ‘체력’을 꼽았다.
나균안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체력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준비 과정이 달랐다”고 말했다. 사실 나균안은 포수를 했기 때문에 체력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투수로서의 체력 관리는 또 달랐다. 그는 “작년에는 던지고 나서 체력 회복이 조금 늦었는데 올해는 던지면서도 체력이 유지됐고 다음 경기를 할 때에도 회복이 빨리 되더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동안 체력을 끌어올리고 관리하는 데 힘쓴 결과다.
함께 배터리를 이루는 새 포수 유강남의 리드도 큰 힘이 된다. 나균안은 “투수가 자신있는 걸 잘 던질 수 있게 유도해준다. 중요한 상황에서 확실하게 리액션을 크게 해주니까 많은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만 나균안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즌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1차 목표를 되새긴다. 그는 “보직을 떠나서 풀타임을 잘 소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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