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행위' 도청에 "악의 없다"?…미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여"
미국을 방문 중인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는데 정치부 강희연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강 기자가 나왔습니다.
일단, 김태효 차장이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습니다. 악의적인 건 없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우선 어제오늘(12일) 김 차장의 발언부터 다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어제) :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되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잠시만요. 제가 지금 드는 의문인데, 김태효 차장의 얘기가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일단 악의 여부는 별도로 치고, 무엇을 했다. 이 '했다'는 도청을 미국이 했다, 그 얘기 아닌가요?
[기자]
문건은 위조됐고 악의는 없었다고 했지만, 도청 자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도청이 있었다면, 그 자체로 불법 행위로 악의적인 의도를 전제하는 겁니다.
동맹 간 신뢰 위반 행위로도 볼 수 있는데요.
김 차장이 악의는 없었단 표현으로 미국을 두둔하면서 도청 관련 논란 자체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우리는 별거 아닌 것처럼 넘어가려는 분위기가 많이 읽히는데, 정작 미국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장관의 발언도 직접 들어보시죠.
[로이드 오스틴/미국 국방장관 :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미국조차 이번 사태의 진상을 공식 결론내지 않고 있는데, 피해 당사국인 우리가 오히려 사안을 축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대통령실과 정부의 입장이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바뀌는 것도 조금 혼란스럽다, 이런 반응들도 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당장 미국에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문제를 놓고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어제) :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좀 전달하실 계획이세요?} 할 게 없죠. 왜냐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거니까.]
[박진/외교부 장관 : 주권국가로서 도감청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리가 당당하게 미국과 이야기를 해야되고…]
이렇게 외교안보 라인 내부에서조차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유출된 문건도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사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도청 여부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도청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주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안입니다.
실제 미국과 직접적인 안보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5개국이죠.
이른바 '파이브 아이즈' 중 하나인 호주에서도 정보가 유출됐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오늘 호주 국방총장도 미국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앵거스 캠벨/호주 국방총장 : 정보 보안을 유지하는 건 동맹국과의 신뢰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유출된 문건엔 우리 안보실 관계자의 대화 내용과 포탄 수송 일정표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도청이 의심되는 정황만으로도 우리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해야 한단 지적이 여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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