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중진들 “위기의식 가지라” 김기현에 쓴소리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2일 당내 중진 의원과 시·도당 위원장을 만나 ‘당 기강 세우기’와 ‘언행 조심’을 주문했다. 김 대표가 지난달 8일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당내 주요 인사들의 설화와 일탈이 잇따르며 당 지지율이 하락하자, 재발 방지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일부 중진은 지도부가 지지율 하락에 위기의식을 갖고 신상필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김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 의원의 합동 회의를 열었다. 김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집권 여당이 지켜야 할 윤리 기준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측면에서 우리 당 기강을 세우는 데 중진 의원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중진 의원들이 새 당대표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일부 중진 의원은 김 대표의 역할을 더 강조했다.
국회 부의장인 5선의 정우택 의원은 3·8 전당대회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당 지지율을 언급하면서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한테 녹록지 않다”며 “최근 재보궐선거(패배)가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직전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만일 읍참마속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면 절대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중진 의원들의 발언을 들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구성된 지 한 달밖에 안 됐다”며 “그래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데 중진 의원들께서 김 대표를 조금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주십사 하고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연이어 열린 전국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는 “큰일을 하려면 집안 식구부터 잘 단속해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며 “시·도당 위원장께서 당의 기강을 세우는 데 앞장서 주고, 여러 주자가 뛰는 과정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지난 4·5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지역의 시·도당 위원장이 패배 원인을 설명하고, 심기일전하겠다는 뜻을 김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중진과 시·도당 위원장을 상대로 ‘당 기강’을 강조한 배경에는 총선을 1년 앞두고 당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 인사는 “지지율을 올리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앞서 있었던 일부 최고위원의 설화(舌禍)와 소속 지자체장의 일탈 등이 재발하지 않게 시스템을 갖춰 놓는 게 우선 과제”라며 “‘대학생 1000원 아침밥’ 확대가 호응을 받았듯이 지지율 반등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뉴시스·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발표한 지난 8~10일 여론조사 ‘차기 총선 정당 후보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 34.8%, 민주당 48.7%였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에서만 민주당을 상대로 47.3% 대 43.4%로 앞섰고,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에 밀렸다.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국민의힘 43%, 민주당 43.6%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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