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든든한 뿌리기업 ‘반도체 열매’ [인천시,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의 힘]

김지혜 기자 2023. 4. 1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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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분야 ‘승부수’
뿌리기업 3천227곳… 제조업 경쟁력의 원천
대한상공회의소 인천인력개발연구원에서 초연결 인천형 직업교육 혁신지구 ‘반도체 기초입문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인천뿌리산업일자리센터가 태국을 방문해 제조업 시장현황, 제품인증 및 뿌리기업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있다. 인천시∙대한상의 인천인력개발원 제공

 

인천의 신성장 전략산업에서 ‘뿌리산업’은 주요 핵심 분야다. 이는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최종 제품의 완성도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천도 반도체특화단지 경쟁 계획의 탄탄한 기초인 ‘뿌리산업’으로 승부를 볼 구상이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을 주축으로 이뤄지는 후공정·패키징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기업이 후공정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반도체 전공정에 힘을 쏟던 TSMC와 인텔, 삼성전자도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제조업은 반도체 산업의 기초다. 제조업은 다른 분야보다 가치 사슬의 중심에 있어 특정 분야에서 산업화가 이뤄지면 관련 분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또 제조업이 있는 지역은 단기간이 아닌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 지역의 문화를 형성하고, 경제적 핵심지로 거듭난다. 이로 인해 제조업은 미래 산업군의 뿌리이자, 경제의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런 제조업의 근원에는 ‘금형·주조·선형’ 등 13가지의 뿌리 산업이있다.

■ 인천, 제조업 토대로 반도체 산업 견인

관계자들이 소부장실증화지원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인천시∙대한상의 인천인력개발원 제공

인천이 반도체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경쟁에 뛰어든 주요 뒷배는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1천300여개의 소부장 기업들이다. 인천은 특별시와 

광역시 중 제조업 사업체 수와 제조업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인천은 공항과 항만을 품고 있어 일자리를 찾아 들어오는 인구 수가 증가했다. 

반도체와 제조업은 상호 연관관계로 반도체 제조업을 기반으로 반도체 산업은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인천의 제조업 사업체는 4천561개로 경기와 경남·경북 뒤를 잇는다. 종사자 수는 16만8천524명이다. 이는 전국 6위 수준이다.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위주로 제조 기업과 금형 및 기계 장비를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인천 남동구에 1천737개의 제조업 사업체가 자리 잡고 있고, 뒤이어 서구 1천402개, 부평구 491개, 미추홀구 303개, 이 밖의 지역이 628개로 나타났다. 인천의 제조업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피어나고 있다. 현재 인천의 반도체 관련 제조업 사업체 수는 2016년 기준 전국 3위 및 광역시 중 1위로 올라선 후 현재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인천의 1개 기업 당 종사자 수는 약 32명이다. 이는 대부분 뿌리산업 위주의 제조업이 포진해 있으면서 1개 기업 당 종사자 수가 경기지역 48명보다 적다.

■ 뿌리산업…나무의 뿌리처럼 반도체의 근본

반도체 제조업 성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본격화 하면서 원격 근무와 의료, 교육 등이 증가하면서 데이터 센터와 IT기기 수요가 증가하며 날개가 달렸다. 인천에는 뿌리산업을 중심으로 한 소부장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으면서 반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인천의 반도체 기업의 소부장 분포 비율은 소재 13%·장비 40%·부품 46%이다. 이 중 남동구에 있는 반도체 기업이 인천 전체 지역의 36%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천은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을 꿈꾸고 있다.

인천지역 뿌리산업 기업은 총 3천227개로 표면처리·금형·소성가공 등이 76.4%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조와 금형·표면처리·용접 등 제조업 전반에 활용하는 기술과 소재다원화 공정기술을 활용한 사출·프레스, 정밀가공, 적층제소, 산업용 필름·지류 등을 말한다. 또 이곳에서 일하는 뿌리산업 근로자는 4만6천451명이다.

특히 인천시는 지난 2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와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반도체 후공정 소부장 산업경쟁력 강화사업 추진’ 협약을 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분야 기업의 연구개발(R&D)와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 기술지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인천TP를 통해 지역의 뿌리산업 맞춤형 지원을 해오고 있다. 인천TP는 뿌리산업 특화 맞춤형 취업 지원과 채용장려금 지원, 선도·모듈형 기업지원사업, 신규 입직자 경력형성장려금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세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 부문장은 “뿌리산업이자 소부장 기업이 1천200여개에 달한다”며 “뿌리산업이 눈에 안보이는 산업이고, 반도체 뒤에 있는 것이어서 인기는 없지만, 주요한 산업이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의 기능과 성능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뿌리산업이 큰 기업을 만나서 기술력과 잠재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 소부장실증화지원센터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인천 소부장실증화지원센터·뿌리산업일자리센터, 뿌리산업 기초 ‘튼튼’ 

인천은 반도체특화단지 유치에 ‘뿌리산업 생태계’를 주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뿌리기업들이 반도체 제조업을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뿌리산업 근로자는 4만6천451명이고, 1년 동안 매출액은 13조5천958억원이다. 시는 ‘뿌리산업 도약, 더 좋은 내일(JOB)’프로그램을 통해 인천의 주력산업인 뿌리산업의 고도화와 첨단화를 지원하는 데 나서고 있다. 시는 뿌리산업일자리센터를 통해  뿌리산업의 구직을 지원하고, 자생적인 뿌리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러한 뿌리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실증화 지원센터 구축을 통한 뿌리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20년부터 인천의 중소·중견기업 역량 강화와 기술 국산화를 목표로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를 추진했다. 지난해 남동국가산업단지 안에 소부장 실증화 지원 센터를 마련하고 입주기업의 원스톱 지원체계를 갖춘 공간과 인프라를 조성했다. 석·박사 최소 50며영으로 구성한 전문인력이 센터에서 입주기업 제조 공정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또 시는 정부의 보조를 받아 2천134개의 뿌리·반도체 일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시는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 66억원을 포함해 총 8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청년기피·재직자 고령화·대기업 쏠림 등으로 만성적 인력 부족과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 뿌리·반도체 산업을 대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유 부문장은 “대기업들은 주로 외국계 뿌리기업을 이용을 한다”며 “기술을 혁신하고, 발전하는 데 외국계 뿌리기업이 우리보다 1발 빠른 이유”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국내 강소 뿌리기업이 R&D와 인력 양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남동공단의 소부장센터와 인하대학교 등을 연계해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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