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포로 참수 추정 영상 유포… 젤렌스키 “용서 못해”

서로 다른 참수 장면 담긴 2개의 영상 유포
크렘린궁 “영상 진위 파악이 먼저”
젤렌스키 “짐승들이 살인 쉽게 저지르고 있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두고 “짐승들이 살인을 쉽게 저지르고 있다”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감금과 학살이 자행됐던 키이우 북부 마을 야히드네에서 해방 1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참수 영상이 게시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1분 40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겼다. 참수를 하는 남성은 위장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했고, 피해 남성은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 있는 군복 차림이다. 영상에는 이에 호응하는 목소리와, 참수 이후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녹음됐다. 화자의 신원을 감추려는 듯 영상 속 목소리는 왜곡된 상태로 공개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추측했다. ISW는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참수와 같은 전쟁범죄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또 다른 영상은 지난 여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 2명이 머리와 손 등 신체 부위가 잘린 채 땅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촬영됐다. 영상에서 러시아군은 이 현장을 보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죽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친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서는 우크라인이 자국 전사자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같은 영상이 공개된 이후 진행한 온라인 연설에서 러시아군을 가리켜 ‘짐승’이라고 칭하면서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 짐승이 살인을 얼마나 쉽게 저지르는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 무엇도 잊지 않을 것이며, 이들 살인자를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영상의 진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끔찍한 영상”이라면서 “영상의 진위를 먼저 확인하고, 만약 사실이라면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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