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배후 부부도 신상공개··· 유상원∙황은희

경찰 신상공개위 결정... "공모 증거 존재"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강남 납치·살해 사건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 유상원(왼쪽), 황은희(49) 부부.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강남 40대 여성 납치ㆍ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구속된 재력가 부부의 신상이 공개됐다. 유상원(51), 황은희(49)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부부의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 이경우 등과 사전에 범행을 공모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한 후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 인정된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공범 피의자들의 자백과 통화ㆍ계좌내역 등 공모 혐의 증거가 존재하는 점도 참작됐다.

유씨 부부는 지난해 9월 가상화폐(코인) 투자 등으로 갈등이 생긴 피해자를 살해하는 대가로 주범 이경우(36)에게 7,000만 원을 전달한 혐의(강도살인 교사)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공범 황대한(36), 연지호(30)가 피해자를 납치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2시 유씨는 이씨를 경기 용인의 한 호텔에서 만나 피해자 휴대폰에서 코인 출금을 시도했다. 또 같은 날 오후 이씨가 황씨와 연씨의 도피자금 6,000만 원을 요구하자 “당장 돈을 구할 수 없으니 (밀항할) 배를 알아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황씨는 지난달 31일 실행범 3인조가 경찰에 붙잡히자 이씨 아내 A씨를 만나 피해자 소지품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고 “휴대폰을 없애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유씨 부부가 P코인 투자 실패 책임을 두고 피해자와 민ㆍ형사소송을 치르며 원한을 품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수사는 마무리 단계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3일 유씨 부부와 A씨를 검찰에 송치한다. 성형외과 간호사로 알려진 A씨에겐 범행에 이용된 마취제를 병원에서 빼돌려 남편 이씨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가 적용됐다. 3인조는 지난달 29일 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납치ㆍ살해하고 이튿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9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