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국회의장 '빈손회동'...양곡법 등 입장차만 확인

與 "절박한 위기 의식 가져야", 野 "여당이 대통령과 문제 풀어야"
金 '직회부' 등 여야 협치 요청…"여야, 더 많은 소통 필요" 주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곡관리법 등 주요 쟁점 법안과 관련, 여야는 12일 교섭단체 회동을 가졌지만,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윤재옥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법안 심사·처리 등에 대한 협의를 하지 못하고 양당의 이견만 재확인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본회의 안건 관련해 양곡관리법 재의 표결이나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직회부된 안건 처리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여야 간 아직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라며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에 대해 13일 본회의에서의 재투표를 거듭 예고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행정부의 국회 입법권 존중은 모든 구성원들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여당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 사전 중재 조정 등의 설득은 결국 여당 몫"이라며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의료법과 관련해선 "그동안 (국민의힘에) 여러 차례 정부가 나서서 의료보건 단체를 설득하고 민주당이 수용 가능한 안을 제출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어제 제출한 중재안도 이미 그동안 얘기됐던 내용이기 때문에 새로운 게 없다"며 "야당 목소리를 경청하고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조정 역할을 여당이 주도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계속 우리가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야가 결국 같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박 원내대표 말씀대로 여당으로서 어떤 자세를 갖고 임해야 할 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가 이렇게 국민으로부터 불신받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계속 직회부가 늘어나고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게 되는 이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불편을 줄지 걱정이 많이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통상적 입법 절차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노력해서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직회부 문제를 짚으면서 여야 협치를 요청했다.

김 의장은 "최근 많이 늘고 있는 본회의 직회부 상정 법안 내용을 보면 상임위나 법사위에 계류돼 있어도 상임위 간 협의하면 양당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데…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여야가 합의해 국민 70-80%가 그만하면 됐다고 (인정)하는 합의안을 만들도록 정치적으로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