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사야하나?” 큰일날뻔…“팔아라” 한마디에 쑥 빠진 이 종목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4. 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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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와 함께 주가가 폭등했던 에코프로그룹주가 12일 동반 급락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높은 성장성을 고려하더라도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부담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좀처럼 매도 리포트를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현주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면 사실상 매도 추천을 쏟아낸 것도 한몫했다.

12일 에코프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만7000원(16.51%) 떨어진 6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도 각각 6%와 10% 가량 하락했다. 이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서만 에코프로의 주가는 572%나 올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 역시 올 상승폭이 211%와 57%에 달한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양극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비엠과 환경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상장돼 있다.

올들어 2차전지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터리 소재 중에서도 양극재 기업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배터리 원가 중 차지 비중이 높다는 점이었다. 이 과정에서 에코프로그룹주들이 폭등했다. 12일 종가기준 에코프로비엠그룹의 시가총액은 44조원을 넘어서며 코스피 시총 8위인 현대차를 넘어섰다. 에프엔 가이드에 따르면 불과 2~3개월에 주력 계열사 주가가 한꺼번에 급등하면서 지난 이동채 에코프로 그룹 회장이 보유한 그룹사 지분 평가액은 3조8587억원(11일 종가 기준)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3조2403억원)을 넘어섰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에코프로의 현재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다”며 “(에코프로는) 위대한 기업이나 현재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에 대한 실적 예측은 최장 5년 정도까지 가능한데 이미 현재의 주가는 예상가능한 5년간의 모든 가치를 더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가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에코프로비엠의 실적”이라며 “5년 이후 실적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목표가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상향했지만 이는 현재주가(27만600원)보다 낮은 것이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교보증권도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올렸지만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바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전세계 2차전지 셀, 소재 업종 내 가장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고 있어 지금은 분명 오버슈팅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증권사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0일 에코프로비엠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이 여기서부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HSBC도 지난달 말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목표가를 15만원으로 제시하며 매도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목표가를 높인 외국계는 노무라증권 뿐이었다.

에코프로그룹주 급등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1조1640억원어치의 에코프로 주식을 순매수했고 에코프로비엠은 7553억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666억원어치를 사들여였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은 에코프로그룹주에 대해 순매도로 일관했고 이렇게 쏟아진 주식을 모두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인해 주가 급락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한편 에코프로그룹 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상장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만드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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