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공개된 '동양의 보물' 직지…국내 전시는 미정
[앵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이 공개됐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일반 관람객에게 실물을 공개하는 건 무려 50년만입니다.
박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리 쇼케이스안에 직지가 펼쳐진 채 놓였습니다.
누렇게 색이 바래고 오염도 보이지만 활자는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인류의 인쇄술을 다루는 전시를 열고, 50년 만에 직지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했습니다.
인쇄술의 발명과 역사를 짚는 첫머리를 장식한 가운데, 유럽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경',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 판목 '프로타 판목' 등과 함께 전시됐습니다.
직지는 고려 말 승려 백운이 고승들의 어록을 가려 엮은 것으로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됐습니다.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앞서, 아시아 인쇄술이 유럽보다 앞섰음을 증명하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정제규 / 문화재청 전문위원> "1900년 당시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직지가 공개됐는데요. 1377년이라는 절대 연대가 확인이 된 거죠. 청주목 흥덕사지라는 사찰에서 금속활자로 인출됐다는 간행기록을 정확하게 남기고 있어서, 그 당시 많은 분들이 놀랐고."
직지는 조선 말 주한 대리공사를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초로 전시했고,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됐습니다.
고 박병선 박사에 의해 1972년 존재가 알려졌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국내 전시를 추진했지만, 압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문화재청과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연구 협약을 맺은 가운데, 국내 전시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한국 문화재 연구 조사가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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