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에 155㎜ 포탄 50만발 ‘대여’ 계약… 당국, 살상무기 우회지원 ‘선긋기’

구현모 2023. 4. 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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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 및 방산업체가 미국 정부와 155㎜ 포탄 50만발을 '대여' 형식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제공할 포탄은 국내 업체가 생산한 물량이 포함될 수 있으나, 한국군이 보유한 포탄 일부를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대여 형식이라면 설령 국산 포탄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고 있음이 드러나더라도 미국에 포탄 회수를 요구할 수 있는 만큼 러시아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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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우크라 지원 美 물량의 절반

우리 정부 및 방산업체가 미국 정부와 155㎜ 포탄 50만발을 ‘대여’ 형식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모성 무기인 포탄을 대여 형태로 제공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한다는 의구심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올해 2월 우리 정부에 포탄 수십만발의 추가 판매를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50만발을 대여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약 100만발의 절반에 달한다. 최근 유출된 미 정보기관 기밀문건에는 한국산 포탄 33만발의 이송을 위한 일정표로 보이는 문서가 포함됐다.
155㎜ 곡사포 포탄. 육군 페이스북 캡처
이번에 제공할 포탄은 국내 업체가 생산한 물량이 포함될 수 있으나, 한국군이 보유한 포탄 일부를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미국이 1970년대 전쟁예비물자(WRSA-K)로 한국에 들여왔다가 2008년 한국이 인수한 155㎜ 포탄을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에도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부족해진 재고를 채우기 위해 한국에서 155㎜ 포탄 10만발을 수입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종 사용자는 미국’이란 조항이 있음에도 한국산 포탄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대여 형식이라면 설령 국산 포탄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고 있음이 드러나더라도 미국에 포탄 회수를 요구할 수 있는 만큼 러시아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국방부는 대여 방식의 포탄 제공 방안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수출하지 않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만 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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