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견제론 힘실리자, 여권 초비상… 중진들 "각성해야"

김미경 2023. 4. 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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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년 남았는데 여론 불리
'野 다수의석' 응답이 크게 앞서
김기현 대표에 쓴소리 쏟아내
"집권여당 품격에 맞는 언행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이 걸렸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 정부견제론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12일 여론조사기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공개한 현안조사(뉴시스 의뢰, 조시기간 8~10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정부견제 의견이 55.2%, '여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정안정 의견이 36.2%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6%였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8.7%,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4.8%였다. 양당 후보간 격차는 13.9%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또 조원씨앤아이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8~10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도 내년 총선에 투표할 정당으로 민주당을 꼽은 응답이 50.9%로 절반을 넘었고, 국민의힘은 34.7%였다.

특이한 점은 두 여론조사 모두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앞섰다는 점이다. 국민리서치그룹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3.6%, 국민의힘이 43.0%였고,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4.1%, 국민의힘이 40.9%였다.

전날 넥스트리서치가 내놓은 여론조사(SBS 의뢰, 8~9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도 비슷하다.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6.9%에 그친 반면,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49.9%였다.

국정안정론보다 정부견제론이 힘을 받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에 머물러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리서치그룹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5.9%, 부정평가는 62.4%를 기록했다. '잘 모름'은 1.7%였다. 긍정평가는 2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3.5%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6%포인트 증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2월 4주차(43.2%)이후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외교 및 안보'가 28.7%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제와 민생(24.9%)', '직무태도(17.9%)', '국민소통(11.9%)', '정치경험(7.1%)', '인사문제(4.8%)'으로 나타났다. 한일정상회담 후 한일외교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과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 논란 이후 '밥 한공기 비우기 운동' 등 반복되는 정책 헛발질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진 의원들은 이날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한 달 만에 처음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일부는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엄격한 조치를 요구했다.

국회부의장인 5선의 정우택 의원은 3·8 전당대회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당 지지율을 거론,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한테 녹록지 않다"며 "지자체 선거이긴 하지만 최근 재·보궐선거 (패배)가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장에서 있어 보면 우리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집권 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은 힘들어한다"며 "이런 것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선의 정진석 의원도 "자꾸 무슨 지지도를 갖고 그러는데 지지도는 '업 앤 다운'이 있는 것이고 문제는 자신감이다.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적소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예를 들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전광훈 목사가 20만~30만명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식으로 온갖 선전이 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수습해야 한다. 목사 손아귀에서 움직여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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