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우리 혈통` 바이든 반기는 아일랜드 사람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뿌리찾기'에 아일랜드 사람들이 뜨거운 사랑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먼 친척들이 사는 아일랜드 작은 마을들은 대통령 방문에 들썩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공항에 도착해서 4일간의 아일랜드섬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은 저녁 9시가 갓 지나서 공항에 도착했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영접했습니다. 이번 방문에는 공식 수행단 외에 차남 헌터 바이든과 친여동생이자 오랜 정치 자문역인 밸러리 바이든 오언스가 동행했습니다.
이번 방문의 주목적은 벨파스트(성금요일) 평화협정 25주년을 기리고 아일랜드 출신으로서 뿌리를 찾는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벨파스트 얼스터대 연설에서 아일랜드섬 평화와 번영을 지지한다고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북아일랜드 의회는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브렉시트 이후 본토와 사이에 무역장벽이 생긴 데 반발해 연정을 거부하면서 1년 넘게 마비돼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전에 수낵 총리와 약 30분간 차담을 나눌 예정입니다. 이어 아일랜드로 이동해서 먼 친척들이 사는 마을들을 방문해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하고, 더블린에서는 아일랜드 의회에서 연설을 합니다.
현재 아일랜드 동북부 라우스주 칼링포드에는 상점마다 성조기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 환영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한 지역 주민은 "우리 동네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돼서 돌아왔다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동네 펍의 한 종업원은 베이컨과 아메리칸 치즈 등을 넣은 '바이든 버거' 메뉴를 소개했습니다. 바이든의 고조부 제임스 피네건은 이 지역 출신으로 1940년대 대기근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서부 메이요주의 인구 1만명 마을 밸러나에는 2020년 미 대선 때 설치된 바이든 얼굴 벽화가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8촌인 배관공 조 블레윗 씨는 "동네 사람들의 단체 대화방에는 미국 비밀 경호요원을 봤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머니가 아일랜드계이고 부계도 아일랜드 혈통이 섞여 있습니다. 유년기 일부를 아일랜드계 외가 친척들에게 둘러싸여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미국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아일랜드의 아들'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CNN은 아일랜드와 미국 대통령 간의 '애정 관계'는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방문 때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아일랜드 웩스퍼드주 뉴로스 출신인 통 제작업자 패트릭 케네디의 증손자입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아일랜드를 다녀간 뒤 보좌관들에게 "내 인생 최고의 4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시 뉴로스 주민들은 미국의 첫 아일랜드계 가톨릭 대통령의 방문을 고대하면서 TV 중계를 보기 위해 대거 TV를 샀고, 연설 때는 수천명이 모여 환호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감자 기근을 피해 미국으로 대거 이민했습니다. 1820년부터 1930년까지 450만명 이상이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갔습니다. 주로 뉴욕에 집중적으로 정착했습니다.
몸이 건장했던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미 대륙횡단 철도 건설 노동자로 일해 가족을 먹여 살렸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계와 함께 '반쪽 백인' 취급을 받았죠. 백인이었지만 차별을 받았습니다. 현재 3500만명의 미국인이 자신을 아일랜드계로 생각합니다.
한편 정세가 불안정한 북아일랜드 지역 방문이다 보니 경비가 매우 삼엄합니다. 경찰은 도로를 대거 통제하고 무인기 이륙도 금지했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바이든 경호를 위해 경찰 300명이 투입됐고, 비용만 700만파운드(약 116억원)가 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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